[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해외직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물류업계도 직구 물량 잡기에 나섰다. 특히 중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해외직구족, 일명 ‘하이타이족(海淘)’ 물량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CJ대한통운은 20일 중국 알리바바 그룹 물류사인 ‘차이냐오(CAINIAO)’와 중국 택배사인 ‘위엔퉁(YTO)’과 ‘한중간 국제특송 전세기 취항 협약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한-중 직구물량을 실어나르기 위한 전세기를 띄우는 것으로, 급증하고 있는 하이타오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위엔퉁은 차이냐오와 협력해 상해-인천-청도-홍콩-상해 노선을 운항하는 B737 전세화물기를 운영한다.
이 화물기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반입되는 직구상품과 국제특송 화물을 운송하고, CJ대한통운은 한국에서 배송을 맡는다. 향후에는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티몰’에서 중국 소비자가 구입한 한국 상품, 즉 ‘역(逆)직구’ 상품 운송도 담당한다.
CJ대한통운은 “전세 화물기 취항으로 최소 1시간 내 중국으로 화물 운송이 가능해지며, 일부 지역에서는 발송 다음날 현지배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 물류서비스업체 범한판토스도 지난해부터 직구 물량에 대비하기 위한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회사 관계자는 “직구 물량이 전체의 10%를 웃도는 선으로 급증했다. 특히 중국 직구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기업간 거래(B2B) 위주로 물류 사업을 해온 기업도 직구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한진의 지난해 국제특송 물량은 2013년에 비해 1.5배 성장했다. 그중 중국 물량은 23%를 차지했다. 회사측은 “일본 물량이 가장 많지만 최근 1년 전부터 중국으로 나가는 물량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하이타오족의 직구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중국 온라인쇼핑몰 ‘티몰 글로벌’ 내 전용관을 개설하기로 했으며, 자체 해외고객 전용관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화장품, 식품업체들도 중국 소비자 전용몰 구축안을 검토하는 등 한중간 직구 물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규모는 약 1조 5000억 원, 역직구 규모는 58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역직구의 경우 절반 이상이 하이타오족에 의한 것으로, 국내 물류업체들은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직구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하이타오족 구매 규모는 지속 성장해 내년에는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