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인구 고령화에 대응해 경제와 생활 활력을 유지하는 능력이 지역별로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산업연구원이 16개 시ㆍ도의 고령화 대응력 종합지수를 산출한 결과 경기가 4.38로 1위를 차지했고 충남(4.20)과 충북(3.78)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부산은 1.92로 가장 낮았고 대구(2.49), 전북(2.65)도 최하위권에 있었다.

고령화 대응력 종합지수는 경제ㆍ산업ㆍ보건ㆍ복지 등 4개 영역에서 노동생산성, 취업자 평균 연령, 기대수명, 복지예산 비중 등 29개 세부지표에 가중치를 둬 계산됐다. 지수가 높을수록 다른 지역보다 인구 고령화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은 3.28로 9위였다. 서울에는 고학력자가 많지만 제조업 입지 규제 등으로 첨단 제조업 분야에 취약하고 다른 지역보다 생산인구의 ‘조로현상’이 두드러져 하위권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 영역의 전국 평균 고령화 대응력 지수는 0.54로, 경제 영역 1.59보다 크게 낮았다. 복지 영역(0.57)과 보건 영역(0.54)도 비슷했다.

이는 지식기반산업의 인재 육성, 외국인 창의인재 유치 등으로 기존 산업을 혁신하는 한편 빈곤율을 낮추고 복지 예산을 확대해 고령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산업연구원은 설명했다.

2013년 추정치 기준으로 전남의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1.5%를 기록, 유일하게 20%를 넘는 초고령화지역으로 분류됐다. 고령화율은 울산이 7.9%로 가장 낮았다.

1993년부터 2013년까지 고령 인구 비중은 전국 평균 2.2배 증가했다. 서울(2.8배)과 부산(3.3배), 대구(2.7배), 인천·광주·대전(각 2.3배), 울산(2.5배) 등 6대 광역시는 전국 평균을 웃돌 정도로 ‘빨리 늙어가는 도시’로 전락했다.

허문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별 고령화 대응력의 양극화는 향후 성장 격차를 확대시킬 것”이라며 “고령화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기업 설비투자를 유도하고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인층이 사회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고 지역 주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정책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