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국내 실물경기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일까.

각종 실물 경제 지표가 호(好) 신호를 보이면서 향후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은행,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잇따라 발표한 주요 실물경제 지표가 과거와 다른 수치들을 보이고 있다.

3월 수출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497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액(신고 기준)은 50억6000만 달러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1~2월 신설 법인은 1만3566개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수출 호조와 공장 가동 증가로 1~2월 한국전력의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3.5% 늘기도 했다.

김평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선진국 경제가 살아나 국내 기업의 해외 수출이 늘어났다”며 “여기에 설비투자까지 늘어났다는 점은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2월 취업자는 2481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3만5000명 증가했다. 약 1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으로 고용시장에도 뚜렷한 경기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산업부와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41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경기실사지수(BSI)는 110으로 2011년 3분기(11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 호전을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대한상의가 2월 242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2분기 전망치는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11이었다.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3월 108로 전달과 같았다.

다만 건설업은 아직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3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67.9로 전달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기준치 100을 크게 밀돌 정도로 건설경기를 어둡게 보는 업체가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표상으로 경기회복 신호가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작년 말 현재 1021조원에 달하는 가계 빚이 미국ㆍ중국의 경제동향이 국내 경기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 추세에 있다”며 “대외적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성장 둔화가, 내부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