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방위사업청이 9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선진국 전투체계 기술동향 및 국내개발 전투체계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제21회 정책포럼에서는 미래전에 필요한 함정 능력으로 다층 대공망, 초수평성 방어망 등이 강조됐다.
해군 함정의 핵심인 ‘전투체계’ 위주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는 국내 수준과 해외 선진국의 전투체계 개발 동향을 확인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우리 해군의 향후 전투체계 발전 방향 역시 다층 대공망, 초수평선 방어망 등으로 수렴되고 있었다.
전투체계란 함정에 탑재된 모든 장비를 통합된 네트워크를 통해 지휘 및 통제하는 것으로, 전투체계는 해군 함정의 ‘브레인’으로 불린다.
ADD 함정전투체계개발단이 이날 포럼에서 발표한 ‘국내개발 함정전투체계 개발현황 및 기술발전 방향’ 자료에는 선진국 함정들의 전투체계 발전 추세와 우리 해군 함정의 발전 방향이 담겨 있다.
함정 전투체계 개념은 1950년대 중반 미 해군 함정의 지휘통제팀에게 위협 탐지와 평가 등의 임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체계(NTDS)로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1940년대 후반과 50년대에 걸쳐 미 해군은 함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탄도 계산 및 탄착점 예측 등을 위한 체계(FCS)를 발전시켰다. 함정에 탑재된 각 무기체계를 조정하고 통제하는 체계(WCS), 자동표적추적 등의 기능으로 지휘관 판단을 지원하는 체계(C2) 등은 오늘날 통합된 체계로서 기능한다.
오늘날 전투체계는 FCS, WCS, C2가 통합된 체계다.
함정 임무는 함정별 단독작전에서 합동작전, 유무인 통합 및 원격작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ADD 측은 오늘날 함정 임무 수행에는 고도의 정보전인 네트워크 중심전, 유무인 협동교전의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전투능력으로는 다층 대공방어망과 초수평선 대응력이 강조된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가해질 지 모르는 적 공격에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적 함대, 적 잠수함, 적 육상 미사일, 적 전투기 공격 등 모든 차원의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장거리에서 가해올 공격에 대비한 초수평선 대응력 또한 중요시된다. 바다 너머에서 발사한 적 미사일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선진국 해군 함정은 육상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이지스함 능력 개선 등으로 대비하고 있다.
이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이 전투체계다.
우리 해군 역시 국내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함정 전투체계를 개발하고, 이지스함을 실전 배치해 운용하는 등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초 상륙함인 독도함 전투체계는 지난 2002~2007년 해외 기술 제휴를 통해 국내 최초로 개발된 전투체계가 탑재돼 운용되고 있다.
상륙함의 전투체계 중 지휘무장통제체계는 네덜란드의 TNN사와의 기술협력으로 개발됐고, 지휘지원체계는 독자개발됐다.
또한 차기 고속함용 전투체계는 2003~2008년 국내 최초로 독자모델로 개발됐다.
현재 유도탄 고속함 탑재용 지휘무장통제체계, 3D 탐색레이더 등이 국내 최초로 독자개발됐다. 이 전투체계를 사용하면 함포의 정밀사격통제가 가능하다.
차세대 호위함용 전투체계도 2006~2012년 국내에서 독자 개발됐다.
지휘무장통제체제, 3차원 중거리 탐색레이더와 추적레이더가 국내에서 개발돼 함포 정밀사격통제가 가능하고 대함, 대공, 대잠, 전자, 대지전 등의 지원능력을 갖추고 있다.
2009~2020년 차기 잠수함의 전투체계도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되고 있다. 표적기동분석, 정밀항해, 선유도 어뢰 통제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다.
ADD는 현재 민간 상용품으로는 하나의 운용장치로 2개 이상의 체계를 통제할 수 있는 기능, 운용자 자동 운용대상체계 화면 구동에 제한이 있다고 판단해 다중체계 통합운용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해군은 향후 함정 단독작전용 전투체계 개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여러 함정의 통합전투체계, 네트워크 중심 광역 전투체계로 발전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여러 함정이 협동교전능력을 키우고 실시간 정밀타격용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광역 다층 대공방어망 구축을 위해 광역방어 능력, 이를 위한 교전 통제능력, 탄도탄 방어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는 개방형 아키텍처 기반 공통 컴퓨팅 환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미래에는 표준 컴포넌트 기반 다중플랫폼 통합 운용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쉽게 말해 현재는 전투체계의 국산화에 주력한 단계로서 프로그램의 표준화 능력이 부족했으나 앞으로는 국내에서 개발한 다양한 전투체계의 표준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전방위 다중위협에 동시 대응하기 위한 다기능 능동위상배열 레이더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초수평선 대응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