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앞서 지난 13~17일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열린 세계 최대 지상분야 무기전시회 유로사토리 2016에서 한화테크윈의 명품 무기 K9 자주포가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아시아와 유럽 몇몇 국가들이 깊은 관심을 나타내면서 수출 계약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에는 한화테크윈이 경남 창원사업장에서 폴란드 수출용 K9 자주포 차체 양산출하식을 열고 초도 생산분 6대를 선적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12월 폴란드 측에 납품하기로 한 K9이 양산 단계에 도달해 본격 납품되기 시작한다는 소식이다. K9의 인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K9의 인기 이유는 복합적이다.
자주포의 육군 주력 무기화, 우리 군 실전 배치와 유럽 일부 국가의 수입 결정, 최신 기술이 접목된 K9의 탁월한 가격 대비 성능, 국제 정세 등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1998년 개발한 K9은 사거리 40㎞인 155㎜ 자주포다. 자주포는 발사 속도가 빠른 야전포를 궤도식 차량에 탑재해 전차처럼 산악지형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수십㎞ 떨어진 적을 공격할 수 있게 한 무기다. 이동 수단이 없는 견인포와는 달리 신속한 기동성이 특징이다.
자주포는 수㎞ 범위에서 근접전을 벌이는 전차와 달리 적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적 핵심부를 신속히 타격해 무력화한 뒤 신속히 진군해 적 진지를 점령할 수 있어 아군 피해를 최소화한다. 이런 면에서 현대전의 육군의 주력 무기로 꼽힌다.
우리 군에는 이미 2000년 실전 배치됐으며 터키에 280대가 수출된 바 있다. 또한 지난 2014년 12월에는 폴란드 국영방산업체 HSW사와 폴란드 육군에 120대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군 실전 배치에 이어 폴란드와 터키 육군이 K9 자주포를 선택한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몇몇 국가들이 추가로 K9 자주포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
K9 자주포는 국제 무기시장에서 독일, 스위스, 프랑스, 러시아 등 세계적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의 자주포들과 경쟁하며 속속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K9이 국제 경쟁력을 갖는 또 다른 이유는 K9은 현재 실전 배치돼 운용 중인 자주포 중 최신 모델로 호평을 받고 있고, 가격 대비 성능 또한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났기 때문이다.
K-9은 사거리 40㎞ 전후의 사정권 안에 드는 목표물을 향해 15초에 3발을 발사할 수 있으며, 1분에 6발을 쏠 수 있어 현존하는 세계 최강 자주포로 꼽히는 독일제 PHZ2000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가격(약 40억원대)은 독일제 PHZ200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또한 독일제 자주포는 현재 단종된 상태여서 수입 여부를 고려하는 국가들에게 수입 후 애프터서비스 측면에서 불안감을 주고 있다. 현재 수입을 고려하는 국가들이 한국군, 폴란드군, 터키군 등에 실전 배치돼 있고 지속 생산 중인 K9 자주포 쪽으로 돌아서는 이유다.
국제정세도 K-9정보당국에 따르면,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목도하고 발빠르게 K9 자주포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자주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우크라이나 군을 바라보면서 시급히 자주포 수입 방안을 마련해 고민 끝에 우리 K9 자주포를 낙점했다는 것.
육군의 주력포인 K9 자주포의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한국은 세계 방위산업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