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9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9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주요 부처 장관 후보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화당이 견제장치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공화당 내부 지지를 얻지 못한 맷 게이츠 미국 법무장관 지명자가 낙마하면서 논란 있는 다른 지명자들의 인선도 불투명해졌다.

AP통신은 최근 게이츠 지명자 자진사퇴에 “트럼프가 소속 정당(공화당) 의원들의 저항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번째 신호”라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재야에 있을 때도 일부 의원들은 선거의 당락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치는 절대적 영향이 두려워 사실상 그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임기가 2년이어서 2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하원의원들이 이런 경향이 강했는데, 임기가 6년이어서 상대적으로 선거 부담이 적은 상원의원들이 나름대로 트럼프 당선인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을 받아온 게이츠의 낙마에는 공화당 상원 의원, 그 중에서도 일부 여성 의원들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알레스카 소속 리사 머카우스키 의원은 게이츠가 지명됐을 때 “신중한 법무장관 지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신중한 법무장관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수전 콜린스(메인·공화) 의원도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 두 의원은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다른 인사들의 인준 과정에서도 이들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 모두 과거에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헤그세스는 2017년 공화당 여성 당원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으며, 헤그세스 측이 이 사건을 비공개로 하는 조건으로 해당 여성에게 거액의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케네디 주니어의 경우, 그가 1999년 당시 23세이던 베이비시터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편 지난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은 상원 100석 가운데 과반(51석)보다 2석 많은 53석을 확보했다.

내년 1월3일 제119대 의회 개원 이후 공화당 상원의원 중 이탈표가 4표만 나오면 과반이 깨지기 때문에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 존재는 앞으로도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