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계획’ 공개
배두나 “통쾌한 이야기 출연하고 싶었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법이 불허한 사적제재(vigilantism) 없이 통쾌한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오는 29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베일을 벗는 ‘가족계획’에선 ‘브레인 해킹’이라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빌런들에게 철퇴를 가한다.
쿠팡플레이는 26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서울이태원에서 시리즈 ‘가족계획’의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주연 배우 배두나, 류승범, 백윤식, 로몬, 이수현 등을 비롯해 각본을 쓰고 극 전반에 참여한 김정민 크리에이터가 참석했다.
‘가족계획’은 특수교육대라는 의문의 기관에서 사람의 마음을 조정하고 기억을 편집하는 특수한 능력을 훈련받은 감정없는 인간 병기 영수(배두나 분)가 가족들과 작당해 악당들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이야기다.
영수는 어느날 특교대에 입소한 갓난아기 지훈(로몬 분)과 지우(이수현 분)를 보고 싶은 애착이 생긴다. 강성(백윤식 분)의 도움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철희(류승범 분)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특교대를 탈출한다. 피 한방울 안 섞인 이들이지만 가족으로 위장해 금수시에 정착한다.
김정민 크리에에터는 “금수시는 잔혹한 범죄자들이 사는 도시”라며 “영수와 가족들이 극악무도한 악당들을 처부수면서 합심해가고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 크리에이터는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출발은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내 아이, 남의 아이를 가리지 않고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학대, 방임, 살해하는 끔찍한 일들을 보게됐다”며 “이런 일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가족, 아이란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다. 오히려 피 한방울 안 섞여도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그게 진짜 가족이 아닌가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브레인 해킹’을 주요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뭘까. 김 크리에이터는 “극악무도한 죄인들을 인간의 법으로 처벌을 한다고 해도, 피해자들이나 유족들에겐 충분히 용서할 정도가 안 된다. 하지만 사적 제재는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며 “이때 가장 확실한 처벌은 범죄자에게 피해자가 느낀 감정과 기억을 똑같이 심어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극중 영수는 브레인 해킹 기술로 상대의 뇌를 장악하고 기억을 조작하고 기억을 심고 지울수 있다”며 “감정 역시 마찬가지다. 아주 잔인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배두나는 영수를 연기하는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그는 “아무런 동요도 없을 정도로 감정 자체가 없는 인물”이라 소개하며, “평소 제 연기는 감정이 삐져나오는 스타일인데, 이번엔 그걸 일부러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가족계획’에 출연하게 된 계기로는 “통쾌한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최근에 찍었던 작품들이 대체로 어둡고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영화였다. 제가 아무래도 사회적인 문제에 공감하거나 그쪽으로 마음이 끌리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조금 더 통쾌한걸 해보고 싶었다. (작품에서) 처절하고 애타게 가족을 지켜내려는 모습들에서 많은 울림이 있어서 선택했다.”
엄마 역을 하면서 있었던 재밌는 일화도 공개했다. 배두나는 “22살 때 미혼모 역할을 해보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장성한 아이를 둔 엄마 역할은 처음”이라며 “지훈, 지우가 학교가는걸 배웅하는 신에서 지훈이가 ‘엄마!’라고 부를때 ‘저 큰 애가 왜 나한테 엄마라고 하지?’라는 생각에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고 웃었다.
지훈 역의 로운은 “최대한 고등학생으로 보이기 위해 살을 많이 뺏는데 제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아빠 철희를 연기한 류승범은 “아빠 역할을 작품에서 처음 해봤다. 개인적으로 의미있던 시간이었고, 앞으로 아빠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가족들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인 할아버지 ‘백강성’을 연기한 백윤식은 “(특교대 탈출 이후) 늘 조심하면서 살아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손자 손녀를 안타까워 하는 인물”이라며 “가족들이 늘 하나로 뭉쳐지길 바라고, 갈등을 중재해주는 버팀목 같은 인물이다. 정적이지만 단합된 가족의 큰 그림을 표현하는데 노력을 해봤다”고 말했다.
한편 ‘가족계획’으로 데뷔한 신인 이수현은 “스모키 화장만큼 기가 참 센, 반항적인 17세 소녀를 연기했다. 사춘기 소녀들의 모습을 많이 생각하고 지우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항상 생각했다”며 “첫 데뷔작인 가족계획은 특별하고 소중한 새 신발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