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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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중 실수로 노출된 나체 화면을 캡처해 유포하고 피해자를 조롱한 남성이 형사처벌 이후에도 2차 가해를 이어간 끝에 1200여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6일 법조계와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210민사단독 김도요 부장판사는 피해자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에게 1202만5789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씨가 청구한 금액은 3025만7890원이다.

A씨는 2023년 5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실수로 자신의 나체를 노출했다.

B씨는 당시 방송 화면을 캡처해 A씨의 나체 사진과 모욕적인 내용의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6차례 게시했다. 이 과정에서 나체 사진을 24시간 동안 게시하고 계정 방문자들에게 일정 시간을 줄 테니 사진을 캡처해 가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B씨는 이 같은 행위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모욕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2024년 5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형사처벌 이후에도 B씨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B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A씨의 나체 사진 유포 사건과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을 다시 언급했다. A씨가 이에 항의하자 B씨는 다시 연락하면 스토킹으로 신고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B씨에게 나체 사진이 주변인들에게까지 전달돼 수치심과 상처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며 더 이상 자신을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이후 극단선택을 시도해 응급실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B씨는 이후에도 A씨의 별칭과 나체 노출 사건 등을 언급하며 조롱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결국 A씨는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씨의 최초 나체 사진 유포 행위에 대해 “A씨와의 단순한 감정적 갈등을 넘어 A씨가 실수로 나체사진을 인스타그램 생방송으로 송출한 것을 캡처해 적극적으로 모욕과 조롱의 언사와 함께 타인에게 유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인들, 특히 A씨와 같이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타인과 소통을 즐기는 사람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가하고 온·오프라인 생활에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임이 자명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의 범행과 A씨의 극단선택 시도 사이에도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극단선택을 시도하기 나흘 전 B씨가 다시 해당 사건을 SNS에서 언급한 점 등을 거론하며 “A씨가 이 사건 범행을 연상하고 그 피해에 대한 법적 분쟁을 준비하면서 심리적 고통이 가중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의 극단선택 시도에는 B씨의 범행 외에도 다른 인간관계 등 여러 원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치료비에 대한 B씨의 책임은 10%로 제한했다.

형사처벌 이후 B씨가 올린 게시물에 대해서도 별도의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B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에도 반성의 기색 없이 A씨가 일부러 자신의 나체사진을 유포해 피고를 성범죄자로 만들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며 “A씨를 2차 가해하거나 지속적으로 모욕해 인격권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초 나체 사진 유포에 따른 위자료 800만원과 이후 게시물에 따른 위자료 300만원과 100만원, 치료비 일부를 더해 B씨가 A씨에게 총 1202만5789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bb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