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산하의 ‘국방드론본부’가 2일 출범했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를 통해 대형 스텔스 드론을 선보이고, 자폭 드론으로 한국군 최전방 소초(GP)·미군 M1 에이브럼스 전차 모형 등을 폭파하는 장면을 공개한 지 나흘 만이다. 핵 무력을 완성했다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경험을 바탕으로 드론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것은 현존하는 위협이다. 북한은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강철비’로 불리는 집속탄 발사시험 등을 이어가며 대화보다 무력 시위를 앞세우고 있다. 과학기술과 IT(정보통신)기술 강국인 한국이 첨단기술 기반의 신무기에서 밀리는 현실을 좌시해선 안된다. 드론본부 출범을 계기로 스마트 국방 체계 혁신에 나서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에서 보듯 드론은 현대전의 교과서를 다시 쓰게 하고 있다. 패트리엇(PAC-3) 등 수십억원에 달하는 미사일이 수백~수천만원에 불과한 자폭 드론을 잡기 위해 쉴 새 없이 발사되는 광경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와 이란은 병력·무기 열세를 드론전으로 메우고 있고, 북한은 우크라이나전 파병으로 실전경험은 물론 드론 양산에도 나섰다. 반면 우리의 드론전 역량은 정체됐다. 북한의 무인기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9월 드론작전사령부를 출범시켰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에 동원됐다는 비상계엄 연루 의혹으로 해체되고 말았다.
이번에 창설된 드론본부는 기존 드론사(약 280명)의 절반 정도인 100명 규모로 출범했다. 인력은 드론사보다 줄었지만, 영관급 장교를 포함한 전문 인력 비율은 기존의 17%에서 50%로 올렸다. 드론사의 작전 통솔권은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각 군에 넘겨주고, 드론본부는 우리 군의 드론 관련 정책 수립과 전력 확보를 총괄하도록 조직을 재편했다. 몸집은 줄였지만 각군의 자율성과 책임성, 그리고 전문성은 높이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혁신성이 관건이다. 인공지능(AI) 기반 군집 드론과 저비용 요격 드론 등 북한보다 한 수 위의 첨단 드론 개발과 양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민관군의 역량을 총집결해야 가능한 일이다.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한 드론은 산업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군용 드론 개발에서 축적된 자율 비행 및 고에너지 배터리 기술은 도심항공교통(UAM)과 물류 자동화 시장으로 전이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마중물이 된다. 글로벌 드론 시장 규모는 올해 487억1000만달러에서 2034년 1389억6000만달러로 약 3배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드론 주권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는 스스로의 안보를 담보할 수 없으며, 미래 산업 경쟁력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드론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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