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16일 이후 레저 등 비필수재 카드소비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유흥, 여가 등에 필요한 지출은 삼가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세월호 사고가 내수 등 국내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여파가 처음으로 가시화된 셈이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레저 관련 업종의 카드승인금액 증가율(전년동월대비)은 상반월(1~15일) 12.6%에서 하반월(16일~30일) -3.8%로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ㆍ하반월 비교했을 때 골프연습장(0.4%→-6.8%), 레저타운(27.5%→-31.0%), 노래방(7.8%→-0.01%) 등 유흥 관련 증가율은 곤두박칠 수준으로 하락했다.
의류관련 승인금액 증가율도 상반월 5.4%에서 하반월 -4.3%로 크게 떨어졌고, 특히 유아아동복(13.5%→-3.2%)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미용관련 업종도 8.1%에서 0.6%로 큰 폭으로 하향됐고, 이 중 화장품이 3.2%에서 -4.4%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교통 관련 업종 중 여객선의 카드승인금액은 상반월 41.8%에서 하반월 -29.9%로 무려 71.7%포인트 급감하면서 세월호 사고의 직격탄을 받았다. 유통 관련 업종 역시 상반월 10.6%에서 하반월 7.9%로 둔화됐는데, 이 중 대형할인점(0.3%→-1.7%)과 백화점(25.2%→19.2%)의 하락폭이 컸다.
4월 전체업종의 총 카드승인금액은 47조160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5.2%(2조3400억원) 증가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소득여건 개선과 4월말 황금연휴 등에도 세월호 사고 여파로 카드증가율이 5.2%에 그쳤다”며 “세월호 사고에 따른 사회 전반적인 애도 분위기로 필수소비재가 아닌 일반 음식점, 의류, 레저, 미용 등의 업종에서 증가율이 하반월 들어 감소하며 소비가 자제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한편 전체카드 승인금액 대비 체크카드의 비중은 20% 수준을 유지했고, 승인건수 기준으론 35.6%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체크카드가 비교적 소액결제 위주로 사용되는 특성에 따라 체크카드 사용 확대에 따른 전체카드 대비 체크카드 비중이 승인금액보다 승인건수에서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