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악화한 가운데, 사람뿐 아니라 강아지ㆍ고양이 등 반려동물도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에는 탄소와 중금속 등이 섞여 있는 만큼, 반려동물의 외출도 유의해야 한다.

경기도에 사는 A 씨는 요즘 반련견을 데리고 동물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 탓에 반려견의 눈병이 좀처럼 나을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A 씨는 “동물병원은 ‘미세먼지가 강아지 눈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했지만, 산책을 무척 좋아하는 반려견을 집에만 두자니 답답해할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했다.

대전에 사는 B 씨 역시 반려견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사람은 미세먼지 예방 마스크라도 쓰지만, 개는 마스크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목욕도 일주일에 한 번씩밖에 못 시켜서 위생에 신경이 쓰인다”는 것이 B의 넉두리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단순 흙먼지가 아닌,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굴뚝 등에서 나오는 탄소와 중금속 등이 섞여 있어 건강에 위협적이다. 특히 직경 10㎛ 이하 입자상 물질인 미세먼지는 기관지를 거쳐 폐에 들러붙어 각종 폐질환을 유발한다. 미세먼지의 공습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의 걱정이 늘어나는 이유다.

미세먼지 대공습, 우리 강아지도 위험하다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는 네티즌을 주 회원으로 둔 한 인터넷 카페에는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아침저녁으로 강아지들을 데리고 공원 한 바퀴씩 돌면서 산책을 즐기는 편이었는데, 기관지가 안 좋아졌는지 다들 ‘켁켁’ 거리는 횟수가 잦아졌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집에 반려동물만 두고 외출할 경우에도 공기청정기를 틀어둔다”라며 “사람이 쓰는 마스크를 대신 씌우고 밖에 데리고 나간 적이 있다”고 전했다.

동물건강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동물은 사람과 똑같이 폐로 호흡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이든, 야생동물이든 미세먼지에 영향을 받는 건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 생활 속에서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처럼 농도가 짙은 날에는 되도록 반려동물을 산책시키지 말고 부득이하게 외출했다면, 안약으로 눈을 씻어주는 등 위생 관리에 신경 써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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