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대북전문가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과 관련, “(미국의) 기존 대북정책, 국제사회가 해왔던 제재나 압박 정책에 큰 변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ICBM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미국과 북한의 대화다운 대화가 없었다. 오바마 정부는 전략적 인내를 하면서 제재만 했고 트럼프 정부에서도 대화가 이뤄진 적이 없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홍 수석부의장은 “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의 전략이 바뀌었다”면서 “김정일은 핵이나 미사일 개발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정은은 핵이나 미사일 기술을 확보한 뒤 핵군축 협상이나 양국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수석부의장은 특히 “전략전 자산을 확보한 상태에서 한국과 미국에 대화를 하겠다는 게 김정은의 전략”이라면서 “전략적 자산은 단순한 군사무기 이상의 외교적ㆍ안보적으로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홍 수석부의장은 ‘문재인 정부가 확보한 대북정책 주도권을 다시 미국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염두해두지 않고 그런 합의를 했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ICBM 실험을 하면서 대화를 하는 시기와 조건이 매우 어려운 측면은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홍 수석부의장은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현실 가능한 카드에 대해 ▷남북간 인도적 사회ㆍ문화 교류 ▷북미간 대화 채널 복원 ▷남북간 군사분계선 긴장완화 ▷6자회담 틀 안에서의 다자회담 등을 제시했다. 홍 수석부의장은 “현재로선 서해의 평화문제를 포함한 군사분계선 긴장완화를 중심으로 인도적 사회ㆍ문하 교류 차원의 대화가 먼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