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의 내수활성화 10대 과제 제언 - 해외진출기업 국내 복귀 위한 정책지원ㆍ규제완화 필수 - 미국, 일본, 독일…국내 투자 활성화 위한 국가적 노력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지난 10년 간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직접투자는 1269억 달러에 그쳤지만 국내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2910억 달러에 달한다. 2배가 훌쩍 넘는 수치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투자 환경이 녹록치 않아서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 투자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수 약화와 제조업 공동화(空洞化) 현상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경제에는 타격을 줄 수 있다.
경제계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U턴’을 이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대한상의가 발표한 ‘내수활성화 10대과제’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기업 및 건축규제 완화, U턴보조금 확대 등 과감한 정책지원, 일자리창출형 규제 개혁 등 국내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U턴기업 위한 세제지원ㆍ규제완화 필수= 대한상의의 ‘내수활성화를 위한 10대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일단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U턴을 위한 과감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해외에 진출한 5만4000여개 국내기업 중 10%만 복귀해도 국내 일자리 27만개가 늘어난다는 것이 대한상의의 분석이다.
국내 유턴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는 필수다. 대한상의는 지방 U턴기업에는 지방소득세 외에 재산세ㆍ취득세 감면 등 각종 세제 지원을 하고, 입지ㆍ설비투자 보조금을 대기업과 수도권에도 확대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책지원과 더불어 규제완화 및 산업 창출을 통해 국내 투자 기회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경제계는 정년 60세 연장, 정리해고 요건 강화 등 노동규제와 화평법ㆍ화관법ㆍ저탄소협력금제 등 환경규제가 연달아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기업의 투자부담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기업현실과 산업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규제가 이뤄져야 하며, 기업부담이 큰 규제의 도입은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대한상의는 밝혔다.
산업규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일자리창출 효과가 예상되는 산업의 경우 정부의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경제계의 입장이다. 대한상의는 대표적으로 의료서비스산업을 꼽았다. 세계 최고의 의료경쟁력을 보유하고도 ‘1인1개소(현행 의료법상 의료인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규제 등으로 투자가 제한돼 의료관광 수요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발제한ㆍ자연보전권역 등 토지이용 관련 각종 규제도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자연보전권역내 공업용지조성을 6㎡이하로, 공장증설은 1000~30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데 경제적 효과에 따라 규제 적용을 달리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해외는 어떻게 할까?=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국내 투자를 늘리기 위한 각종 지원 정책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국내 일자리 창출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제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각종 규제 완화에 나서는 상황이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 정책을 통해 제조업 부흥을 추진해왔다. 기업의 설비 투자를 늘리기 위해 법인세율을 35%에서 28%까지 인하하고 제조업혁신연구소를 건립하는 등 제조업공동화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미국의 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4.1%에 달해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제조업은 자본재 수주 증가와 설비가동률 상승 등으로 지속적 호전이 예측되고 있다.
일본도 ‘Japan is back’전략을 통해 2017년까지 과소투자, 과잉규제 해소를 골자로 하는 긴급구조개혁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흑자 중소기업을 140만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독일도 제조업 혁신을 통한 경제 성장을 위해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추진 중이다. 네번째 산업혁명을 이루겠다는 독일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는 전략으로 제조업 생산공정에 ICT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생산성 향상으로 투자가 늘어나며 독일은 제조업 르네상스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