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력 있는 기업 5곳 주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이커머스(e-commerceㆍ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이베이코리아ㆍ쿠팡ㆍ네이버ㆍ신세계ㆍ롯데 등 ‘5대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9일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이베이코리아, 쿠팡, 네이버, 신세계, 롯데의 5파전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가격경쟁력, 상품기획력, 플랫폼 구축력에서 우위 있는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성은 매우 우수하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대부분 적자 상태다. 이 적자 규모를 줄일 묘안을 찾는 기업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박 연구원은 “올해를 기점으로 ‘플랫폼 커머스’가 또 다른 축을 형성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을 확대해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플랫폼 커머스’는 검색ㆍ결제ㆍ배송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손쉽고 빠르게 쇼핑하는 전자상거래를 뜻한다. 인공지능과 생체인식 등 첨단기술이 집약된 플랫폼 커머스에선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각자 보유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검색과 결제, 배송 등이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한국 유통시장은 1990년대 이후 급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지난 2000년에 태동한 이커머스 시장은 초기에 2조1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13조7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25.9%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에 연평균 24.5%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순수소매시장(전체 소매시장 중 차량 및 연료 판매 제외하면 363조4000억원) 내 점유율 31.3%인 이커머스는 단일 업태로서는 가장 높은 시장 지배력을 점유하게 됐다.
이커머스가 대세로 자리잡은 이유로는 우선 소비자 인식 변화가 꼽힌다. 밀레니얼 세대, Z세대 등 온라인에 친숙한 세대들이 소비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똑똑한 소비자 집단’이 형성됐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기 보다는 편리성과 가성비 등을 고려해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해결하려는 습성이 강하다. 1인 가구의 증가도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 시장에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베이코리아ㆍ쿠팡ㆍ11번가 등 기존 순수 온라인 플레이어가 있던 시장에 오프라인 강자인 신세계와 롯데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추가 진입했다. 또 플랫폼 커머스(네이버, 카카오 등)와 컨텐츠 커머스(CJ ENM, G마켓 등) 등을 진행중인 다양한 경쟁자가 진입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 확대와 결제수단 다양화 등 사업 환경도 이커머스에 유리한 구조로 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제한된 소매유통시장 성장 속에서도 민간소비의 증가분을 이커머스 채널이 독식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