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태평양서 日F-35 추락

-미일 공조 수색전 성과 없어

-‘중러 먼저 수거하면…’ 우려↑

-미국 “심해 수색선 보내겠다”

[김수한의 리썰웨펀]‘실종된 F-35 찾아라’ 미중일러 물밑전쟁
[김수한의 리썰웨펀]‘실종된 F-35 찾아라’ 미중일러 물밑전쟁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9일 서태평양에서 추락한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35A의 기체가 2주여가 지나도록 발견되지 않고 있다. 망망대해 해저 깊숙히 가라앉은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의 F-35 해저 탐색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이 개발한 최신 전투기인 F-35 기체를 중국이나 러시아가 손에 넣으면 상당한 군사기밀이 유출될 것으로 미국 측은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사고 해역 인근에 심해 수색선을 파견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F-35 기체 인양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해저에서 미일중러 각 국이 잠수함을 통해 치열한 물밑 전쟁을 벌이고 있을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미국으로 건너가 지난 20일(한국시간)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과 회담했다. 그 결과 미국은 사고해역 일대에 심해 수색선을 보낼 것이며, 일본은 F-35 105대를 계획대로 미국으로부터 모두 구매하기로 했다.

21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F-35A 조달 계획을 변경하지 않고 예정대로 구매한다는 방침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F-35A의 추가 조달을 포함해 미국 장비 도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취득 방침과 정비, 배치 계획을 변경할 예정은 없다”며 “이러한 점에 대해서도 미국 측의 이해를 얻었다”고 말했다.

섀너핸 대행도 “(일본과) 확실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하고 우선 양국이 사고원인 규명에 힘쓰기로 했다.

지난 9일 사상 최초의 F-35A 추락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일본은 물론 미군도 B-52H 전략폭격기와 U-2 고공정찰기 등을 사고 해역에 보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기체 잔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기는 미국이 개발한 F-35A를 일본 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이 조립한 ‘일본 제조 1호기’다. 과거 해병대용 F-35B(수직이착륙 기능 탑재)가 추락한 경우는 있지만 F-35A 추락은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미국은 회담 후 아오모리현 인근 태평양에 심해 수색선을 파견할 것이라고 이와야 방위상이 밝혔다.

일본 방위상은 중국이 기체를 먼저 수거할 가능성에 대해 “확실히 감시하며 수색활동을 하고 있다”며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개별 회담은 미일 외교장관과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전후에 각각 진행됐다.

이와야 일본 방위상은 지난 16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F-35A는 중요하게 보존해야 할 기밀을 많이 포함한 기체”라며 “일본이 주체가 돼서 미국의 협력과 지원을 받아 확실히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과 함께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지만 (추락 전투기 기체와 조종사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이며, 미국에서 열리는 미일 안전보장협력위원회(2+2)에서 관련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2에서도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

미국이 심해수색선을 파견하기로 한 것은 태평양 해저 어딘가에 F-35A 기체가 어딘가 가라앉아 있다는 의미다.

F-35A 전투기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돼 개발된 첨단 기술의 집합체다. 만약 러시아나 중국이 사고기의 기체를 손에 넣으면 미국이 고액을 들여 개발한 이 전투기의 첨단 기술을 통째로 확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 1대당 116억엔(약 1178억원)에 달하는 F-35A를 총 105대 배치할 계획이다.

한편, 미야마 노부아키 일본 방위장비청 장관은 16일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일본에 배치된 F-35A 전투기 13대가 시험 및 훈련 비행 중 긴급착륙한 사례가 모두 7건 있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알려진 F-35A의 긴급착륙 사례는 추락 사고가 난 전투기의 2건을 포함해 모두 3건이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긴급착륙 사례가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