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화웨이 사태’ 새로운 변수…반도체 회복 미지수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5.9% 줄어 연간 수출액이 6000억달러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3%포인트 낮은 2.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24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산업전망’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인한 수출부진, 투자감소, 소비 둔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4%에 머물겠다고 전망했다.
이는 작년 11월 산업연구원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6%에서 0.2% 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또 지난해 GDP 증가율 2.7%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다만 상반기(2.0%)보다는 하반기(2.7%)에 0.7%포인트 오르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통관 기준)은 하반기 들어 감소세가 다소 완화되겠으나 수출단가 하락, 반도체 수출 감소 여파, 전년도의 기저효과 등으로 연간 전체로는 5.9% 감소할 것으로봤다.
반기별로 보면 상반기 -7.5%, 하반기 -4.3%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 6049억달러에서 5692억달러로 떨어지며 다시 5000억달러대로 내려앉겠다고 추산했다.
수입은 연간 기준 5352억달러에서 5271억달러로 1.5% 감소할 전망이다. 전반기는 전년 대비 3.6% 하락하고 하반기는 0.6%로 소폭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수입보다 수출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짐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697억달러)의 60% 수준인 421억달러에 그치겠다고 예상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정부의 가계소득 안정대책 등에도 고령층 중심의 고용 증대와 소비심리 약세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낮은 2.4%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3.3%, 설비투자는 6.0% 감소하겠다고 전망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상반기 -13.6%에서 하반기 1.7%로 상승 전환할 것으로 봤다.
산업연은 “정부의 경제활력 제고 대책 추진, 추가경정예산 집행 가능성 등이 기업의 투자 심리를 자극해서 하반기에는 설비투자가 전반기보다 긍정적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한국 주력산업의 가장 큰 불안요인은 미중 통상분쟁이다. 산업연은 “미중 통상분쟁 장기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 화웨이 사태로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연은 지난해 말 2019년 전망치를 발표할 당시 반도체산업이 상반기에는 부진하다가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화웨이 사태가 새로운 변수로 나타나면서 반등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화웨이는 SK하이닉스 매출의 12%, 삼성전자 매출의 3%를 차지하는 대형 수요기업”이라며 “화웨이 사태가 본격화될 경우 한국 반도체 수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수출단가 인하,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주력산업의 수출 부진은 계속되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