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국가별 생산·교역 정체가 글로벌 충격 야기”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 변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자국 내 조달과 생산 기반을 다져야 할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제조업 생산의 리쇼어링(제조업체의 국내 귀환)이 증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산업연구원은 30일 내놓은 '코로나19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별 생산과 교역에서의 정체는 글로벌 가치사슬을 통해 파급·전이되면서 글로벌 산업·경제에 충격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생산거점의 배치에서는 시장 접근성과 비용 절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감염병에 의한 생물학적 위험과 이동 제약 가능성이 새로운 요인으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도 국내 주요 산업 내에서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된 생산 차질은 아직 제한적이다. 중국, 일본으로부터의 조달은 일부 통관·물류 차질 이외에는 원활한 편이고, 국경 이동 제한, 사회적 격리 등에 따라 핵심 부품·소재·장비의 수입에 일부 차질이 있으나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주요 제조업은 수요 위축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이번 사태가 하반기까지 지속하면 자동차, 조선, 기계, 철강, 화학 등 기간산업 전반에서 수요가 5%포인트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산업은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 겹쳐 수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이외에도 소재·부품 해외조달 차질과 세계적 수요 위축 등으로 주력산업 대부분의 국내 생산 감소가 불가피하다.
코로나19가 안정화된 이후에도 글로벌 네트워크의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급원의 탈중국과 맞물려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남방 지역이 글로벌 가치사슬의 확장에서 새로운 프런티어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제조업 생산의 리쇼어링이 촉진될 수 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산업 생태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세제 혜택, 유동성 확대로 기업의 흑자도산을 방지하고, 글로벌 수요위축 감소분을 보완하기 위한 내수를 창출함과 동시에 글로벌 이동성 복원을 위한 신속한 통관과 해외 마케팅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제조 공장의 유턴 지원 강화 등으로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해 글로벌 공급망 확대의 위험성을 제어하고 스마트 제조화와 공급사슬 구조개선을 통해 국내 산업생태계의 강건성과 복원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