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기능만 갖춘 ‘카톡 라이트 버전’ 관련 첫 언급
김택수 카카오 CPO, “출시 요구 알고 있지만 사실상 어려워”
커머스·송금 등 포함된 서비스만 20여개…‘무거워진 카톡’
“카톡 방향성 가벼움 아냐”…향후 기능 추가 시사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카톡 안에 서비스가 너무 많아 톡이 ‘무겁다’. 메신저 기능만 갖춘 라이트(Lite) 버전이 필요하다.”(이용자들)
“카카오톡이 ‘무겁다’는 지적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러나 라이트(Lite) 버전 출시는 어렵다.”(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
부가적인 서비스 없이 메신저에만 충실한 ‘카카오톡 라이트(Lite) 버전’ 출시에 대해 카카오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최근 ‘카카오 히스토리’ 브런치를 통해 “사실상 어렵다”고 공식 선언했다. 카톡의 방향성이 가벼움은 아님을 못 박은 것으로, 향후 더 많은 서비스가 카톡 안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벼운 카톡 만들어줘”…카카오 대답은 “못 만든다”
김택수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10년 후 카카오톡의 모습에 관한 인터뷰에서 “(라이트 버전은) 네트워크 상황이 안 좋은 국가들에 제공하려고 최소한의 기능만을 탑재하는 전략인데, 국내 환경과 다른 면이 많다”며 “전담 인력과 장비 등 리소스까지 고려해보면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가 ‘카카오톡 라이트 버전’에 대해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트 버전은 현재 카톡 내 추가돼 있는 각종 서비스를 덜어내고, 본연의 메신저 기능만을 제공하는 심플 버전이다.
라이트 버전 출시에 대한 이용자들의 요구는 몇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카카오가 카톡을 기반으로 외연을 확장해 나가면서 지나치게 많은 서비스가 카톡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현재 카톡 ‘더보기’ 탭에 포함된 전체 서비스만 해도 커머스·헤어샵·채널 등 20개에 달한다. 여기에 페이와 연계된 송금 기능과 ‘#탭’의 포털 검색기능까지 더하면 개수는 더 늘어난다.
앱이 점점 무거워지면서 카톡 오류와 장애를 발생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이용자 대다수가 카카오톡 하단 ‘친구탭’, ‘채팅앱’만을 사용하는데도, #탭과 더보기 탭의 서비스 추가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가벼운 카톡’을 원하는 이용자는 늘어나게 됐다.
카톡, 점점 더 무거워진다?
카카오는 향후 카톡에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 CPO는 ‘라이트 버전’ 출시 요구에 대해 “카카오톡이 지속 가능하려면 ‘관계 관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야만 한다. 채팅 외 다양한 혁신을 내놓는 게 숙명”이라며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성에 이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품질과 편의성을 높여가는 게 과제”라고 설명했다.
결국 카카오톡의 지향점은 가벼움과 거리가 멀고, 앞으로 카톡은 점점 더 무거워질 것을 시사한다. 한편, 카카오톡 이용자 수는 5200만명(2분기 기준)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