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서 중대형도 10억원대 거래 이어져
비규제지역에 교통개선 기대감 등 영향
부산·울산서도 아파트값 오름세 뚜렷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의 규제지역 지정에서 피해간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최근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에 경기 김포를 비롯해 부산, 울산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토부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규제지역 지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김포는 지난 26일 기준 0.58% 올라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혔다. 호가 반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KB국민은행 통계에서도 김포(2.42%)는 수도권에서 주간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온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6·17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지역이 된 가운데 김포는 이를 피해간 지역이다. 대책 직후 ‘풍선효과’로 인해 매수세가 몰리면서 지난 6월 22일 감정원 기준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1.88%에 달했다. 이후 약 3개월간 상승폭이 꾸준히 축소되며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주간 변동률이 0.05~0.08%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달 19일 0.51%로 뛰어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주목할 만한 거래 사례도 등장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올해 8월 입주를 시작한 고촌읍 향산리의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1단지’ 114.93㎡(이하 전용면적) 분양권은 이달 10억271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의 분양가 약 7억원 대비 3억원 이상 뛴 금액이다.
풍무동 ‘풍무 센트럴 푸르지오’ 112㎡ 역시 이달 23일 10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6월 같은 주택형의 거래건과 비교하면 2억2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그동안 김포에서 10억원대 이상 거래는 모두 190㎡ 이상에서만 나왔다는 점에서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매 거래량도 늘고 있다.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이날까지 등록된 김포의 10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772건으로 경기 지역에서 가장 많았다. 8월 1190건, 9월 1651건에서 꾸준히 늘었다. 지난달 거래량이 1000건 이상이었던 수원(1045건→929건), 용인(1266건→815건), 고양(1161건→773건) 등이 이달 들어 주춤한 것과는 차이가 난다.
김포가 수도권에서 몇 안 되는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은 수요가 이어지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무주택 가구에는 70%, 1주택 이상 보유 가구에는 60%가 적용된다. 자금조달계획서는 6억원 이상 아파트를 거래할 때만 제출하면 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6·17 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이 된 가운데 여기서 제외된 김포로 외부 투자 수요가 유입되면서 매매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최근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교통 개선 기대감도 한 몫하고 있다. 인천시가 지난 12일 김포를 지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최적’이라는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한 영향도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달 들어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 10곳에는 김포(1.17%) 외에도 부산 수영구(1.79%)·해운대구(1.70%)·연제구(1.50%)·동래구(1.04%), 울산 남구(1.57%)·중구(0.90%), 충주(0.92%) 등 비규제지역이 대거 포함됐다. 부산은 지난해 11월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수도권에 비해 대출, 청약, 세제 등에서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비규제지역 중 집값 상승률이 가파른 지역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지역의 집값 변동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시장 상황과 정량적인 지표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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