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단지, 이달 6일까지 컨설팅 회신 없으면 신청 철회
은마아파트, 사전컨설팅 중단…“주민 의견 수렴해 철회 등 결정”
5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만 협의 중…5만가구 공급 계획 차질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강남권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의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공공재건축 사업 흥행에 제동이 걸렸다.
현재 공공재건축에 의지를 보이는 곳은 5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에 불과해, 실질적인 주택공급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공공 재건축으로 향후 5년간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오는 6일까지 컨설팅 결과 회신이 없을 경우 신청을 철회할 계획이다.
잠실 주공5단지의 정복문 조합장은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으로부터 오는 6일까지 분석자료를 받지 못한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에 컨설팅 신청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애초에 공공재건축을 하려고 신청한 게 아니라 정부에서 재건축 분석을 해준다고 해 컨설팅만 받으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도 한달 전부터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과정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지난달 8일부터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이 잠정 중단됐다”면서 “조합원 동의 없이는 공공재건축 추진이 안되기 때문에 소유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신청 철회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공재건축을 하기 위해선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은마아파트소유자협의회(은소협) 등 은마 소유주 모임들은 공개적으로 사전컨설팅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은소협은 최근 “이달 3일까지 국토부에 신청 철회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하지 않을 경우 추진위원장 해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가 신청 마감 전인 지난 9월 말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송파구 장미아파트 등 대형 재건축 단지 3곳을 대상으로 공공재건축 관련 미팅을 진행했지만, 장미아파트 조합은 컨설팅 참여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재건축 단지 외 소규모 단지에서도 컨설팅 중단 요구가 커지고 있다. 동대문 청량리미주아파트 등 일부 소유주들도 공공재건축 컨설팅 신청을 철회하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국토부와 공공정비사업 통합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을 신청한 단지는 총 15곳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신청 단지에는 은마(4424가구)와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 신반포19차(242가구)가 포함됐다. 이외 지역에서는 용산구 중산시범(266가구), 관악구 건영1차(492가구), 광진구 중곡아파트(270가구) 등도 컨설팅을 신청했다.
정부는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으로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정부와 여당은 공공재건축에 대한 조합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선도사업에서는 기부채납 비율을 최소화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강남권 대형 재건축 단지가 빠지고 소규모 단지만 참여하게 되면, 공공 재건축을 통해 앞으로 5년간 5만 가구 이상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공공재건축은 정부가 8·4 공급대책을 통해 제시한 재건축 사업으로, LH 등 공공이 시행에 참여하고 용적률을 500%까지 늘려주되 증가한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환수하는 방식이다.
한편, 정부가 공공재건축과 함께 8·4 공급대책을 통해 제시한 공공재개발의 경우에는 예상 밖 흥행이 예상된다. 오는 4일 공모가 마감되는 공공재개발에는 지난 2일까지 정비사업지 31곳이 참여 사전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의향서를 제출한 사업지를 포함해 30~40곳의 정비사업지가 최종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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