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프트뱅크 등 3만원대 요금제로 20GB
한국선 5.5만원 9GB…알뜰폰도 일본보단 비싸
스마트폰 구입가격, 일본 이어 전세계 2위
요금 고려하면…“가장 비싸게 스마트폰 사용?”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사가 일제히 휴대전화 요금 인하에 나서면서, 한국 서비스 이용자들의 불만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3사 보다 30%가량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 요금과 비교해도 일본 요금제가 더 저렴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구매까지 감안하면, 스마트폰 이용에 따르는 비용 부담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아질 것이라는 푸념도 나온다.
2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 21일 월 2980엔(소비세 포함시 한화 약 3만5000원)에 2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저가 통신요금제를 내년 3월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NTT도코모가 월 2980엔(소비세 별도)의 요금제를 내년 3월 도입하기로 하자 소프트뱅크도 대응에 나선 것이다. 두 회사의 요금제 모두 5G, LTE 동일하게 적용되며, 제공된 데이터 20GB를 소진하더라도 최대 1Mbps의 제한 속도 내에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 가능하다.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사가 통신 요금제 인하에 나선 것은 정부의 압박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관방장관 재직 시절부터 휴대전화 요금 인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지난 9월에는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이용해 대기업 3사가 시장의 90%를 과점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높은 요금으로 20%나 되는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통신비 인하를 간판 정책으로 내걸었다.
국내 이동통신 이용자들은 자연스레 한국 요금제와의 가격 비교에 나섰다. 당장 5G 요금제 중에는 이동통신3사 모두 3만원대 상품이 전무하다. LTE로 넓혀 봐도, 3만원대 저가 요금제로는 청년, 군인, 노인 등 전용 요금제를 제외하고는 데이터 제공량이 3GB가 최대다. 일본 통신사가 제공하는 데이터량의 7분의 1수준이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이 3만9930원 요금제로 3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KT는 월 3만3000원에 1.4GB, LG유플러스는 SKT와 마찬가지로 3만3000원에 1.5GB를 제공한다.
일본 통신사가 3만원대로 제공하는 20GB만큼을 이용하려면 한국서는 얼마의 비용을 치러야할까. 현재 국내 이통3사 모두 9~10GB를 기준으로 잡고 그 이상은 제공량을 크게 높여 100GB 이상 혹은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20GB 이상을 제공하는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상품을 5G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SK텔레콤 월 7만5000원(200GB), KT 월 8만원(무제한), LG유플러스 7만5000원(150GB)이다. 데이터 제공량 20GB에 못 미치는 요금제 중에는 이통3사 모두 5만5000원에 9~10GB를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2만원가량 비싸지만, 제공받는 데이터는 절반 이하다.
일본 통신사의 저가 요금제 효용을 그나마 가장 비슷하게 누릴 수 있는 것은 알뜰폰 요금제다. LG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인 ‘헬로모바일’ 브랜드로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할 경우, 월 3만3000원대에 11GB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월 요금은 2000원가량 저렴하지만, 데이터는 절반 수준만 제공된다.
일본 통신사들의 요금제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을 위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라는 푸념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전세계 88개국의 올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64만626원(588달러)로 일본(633달러)에 이은 2위다. 하지만 통신 요금제 차이로 인해 실제 두 나라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은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