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단지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 결과 회신
공공재건축 하면 조합원 분담금 평균 37%↓
3분기 중 선도사업지 확정…신청 단지 나타날지 미지수
과도한 기부채납 등 “실익 없다” 부정적 생각 많아
정부 8·4대책 5만가구 공급 차질 불가피
[헤럴드경제=민상식·이민경 기자] 공공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공급 가구수가 평균 58% 늘어나고 조합원의 분담금이 평균 37% 감소하는 등 사업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사전 컨설팅 결과가 나왔다.
주택공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수백 가구의 소규모 단지로만 사전 컨설팅이 이뤄지고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참여가 없어 공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선도 사업지는 올해 3분기 중 확정할 계획으로 당초 지난해 말까지 선도 사업지를 확정하겠다는 정부의 당초 계획에서 9개월 가량 연기됐다. 지난해 8·4 대책에서 밝힌 공공재건축을 통해 향후 5년간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도시주택공사(SH), 한국부동산원이 공동운영하는 공공정비 통합지원센터에 따르면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에 참여한 7개 단지에 대한 컨설팅 분석 결과가 이날 조합 등에 회신됐다.
정부는 지난해 8·4 대책을 통해 공공 참여 시 용도지역 상향 등 규제 완화를 통해 기존 가구수보다 2배 이상 주택을 더 공급하는 공공재건축을 도입했다. 용적률을 500%까지 늘려주되 증가한 용적률의 50~70%를 공공임대나 공공분양을 지어 기부채납으로 환수하는 방식이다.
작년 9월부터 진행한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에는 15개 단지가 신청서를 냈으나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등 대규모 단지가 내부 반대 여론으로 참여를 철회하면서 총 7곳에 대해서만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번 사전컨설팅에 참여한 단지는 ▷서초구 신반포19차 ▷중랑구 망우1구역 ▷광진구 중곡아파트 ▷영등포구 신길13구역 ▷관악구 미성건영 ▷용산구 강변·강서 등이다. 1곳은 비공개를 요청했다.
사전 컨설팅 결과 7개 단지 모두 종상향이 허용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2종 일반주거는 3종 일반주거로, 3종 일반주거는 준주거로 각각 상향이 가능했다.
이를 통해 용적률은 현행 대비 평균 182%포인트, 조합 단독 재건축 계획 대비 평균 96%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적률 상향과 함께 준주거 내 비주거시설 비율도 10%에서 5%로 완화할 수 있어 공급 주택수는 현행 대비 평균 58%, 조합 단독 재건축 계획 대비 평균 19%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규제 완화 효과로 일반분양분 수입이 증가하면서 조합원 분담금은 조합 단독 재건축 계획 대비 평균 37%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이번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선도사업에 나서는 단지가 나타날지 여부다. 많은 조합원들이 최대 70%에 이르는 과도한 기부채납과 임대주택 증가 등으로 공공재건축에 부정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분기 안에 선도사업 후보지를 선정하고 3분기 중에 선도사업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동의율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재건축 사업을 공공이 단독으로 시행하는 경우는 소유자의 3분의 2, 공동시행하는 경우는 조합원 절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2차 사전 컨설팅 공모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기부채납 비율이 높은 공공재건축의 특성상 강남권 재건축 대단지의 신청이 없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강남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은 공공기여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원치 않는 지역에 공공재건축이란 하나의 선택지만 제시한 것 자체가 무리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