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대책서 나온 공공재건축, 이달 2차 컨설팅 공모
재초환 면제 ‘공공 직접시행’에 밀려 공공재건축 관심↓
공공 직접시행 재산권 침해 논란…공공재개발 관심↑
다음달 2차 후보지 발표, 시장 관심도 더 높아져
2·4 대책 혼란 일자…정부, 상세내용 지침서 발간 예정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2·4 공급대책에서 발표한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에 대해 각 단지는 기존 ‘민간 정비’와 지난해 8·4 대책에서 나온 ‘공공 재건축·재개발’ 방식과 차이를 살펴보며 사업 참여를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빠른 추진 속도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공공 직접시행’ 추진을 유도하고 있지만 공공 직접시행 선호도에서 재건축과 재개발의 온도 차이가 감지된다. 혜택이 더 많은 공공 직접시행 재건축 도입으로 기존 ‘공공재건축’이 사실상 존폐 기로에 선 반면, 재개발은 공공 직접시행의 과도한 재산권 규제 등에 대한 반감으로 기존 ‘공공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공공재건축 관심 ‘뚝’…재초환 면제 ‘공공 직접시행’에 밀려=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공공재건축 2차 컨설팅 공모를 앞두고 서울시는 각 조합을 대상으로 공공재건축을 홍보·안내하는 방식의 협조를 각 자치구에 요청했다.
1차 컨설팅 참여가 소규모 단지 7곳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은 데다가 최근 공공 직접시행 도입 등으로 참여율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실제 각 조합은 혜택이 더 많은 공공 직접시행으로 갈아타는 분위기다. 공공재건축 1차 사전 컨설팅을 받은 서울 광진구 중곡아파트도 공공 직접시행 방식의 재건축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공공 직접시행 재건축은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되고 용적률을 상향해준다는 점에서 지난해 나온 공공재건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공공 직접시행에는 그동안 일부 단지에서 재건축 추진의 걸림돌로 꼽아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조합원 2년 거주 의무를 적용하지 않는다.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추진단지 관계자는 “직접시행 방식은 재초환 면제 등으로 사업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그동안 사업성이 없어 지지부진했던 단지들의 관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그동안 재건축 추진의 걸림돌이던 재초환과 관련, 공공 직접시행 방식을 선택하면 재초환 대상에서 제외키로 해 재건축 공급 물꼬 트기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공 직접시행 ‘재산권 침해’ 논란…공공재개발 관심 ↑=재개발의 경우, 공공 직접시행보다 공공재개발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공공재개발은 조합원의 재산권 행사 측면에서 공공 직접시행보다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공 직접시행은 지난 4일 개발사업 지역의 부동산을 취득하면 분양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자가 되지만, 공공재개발은 주택분양 권리산정 기준일인 지난해 9월 21일 이후 지분 쪼개기에 의한 입주권만 유효하지 않는다.
재개발 추진구역들은 공공 직접시행의 재산권 침해에 대한 주민 반감으로 공공재개발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정부와 공공재개발을 협의 중인 흑석2구역 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공공 직접시행은 소유자가 공공에 땅을 맡겨야 한다는 점에서 반감이 크다”면서 “소유자가 건설 과정에서 요구를 하기도 힘들어지는 등 공공이 전횡을 하면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재개발은 다음달 2차 후보지 발표도 앞두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더욱 쏠릴 전망이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난달 14일 공공재개발 후보지 공모에 참여한 70곳 중 도시재생지역 등 공모 대상이 아닌 10곳을 제외한 기존 사업장 60곳을 심사해 8곳을 1차 후보지로 선정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4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후속 입법을 3월 안에 마무리 짓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의 사업 절차·내용을 두고 재산권 침해 등 시장의 혼란이 벌어지자 정부는 불분명한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지침서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2·4 대책 발표 이후 지적된 문제점, 애매한 표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