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성·종로·광진구 이어
서대문 소형 아파트값 15억원 근접
2·4대책 여파로 신축 아파트 선호 늘면
‘대장주’ 아파트 가격 상승 이어질 듯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강북권의 소형 아파트 매매가도 ‘주택담보대출 금지선’인 15억원에 속속 근접하고 있다. 일찌감치 15억원대를 돌파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종로·광진구에 이어 서대문구에서도 전용 59㎡가 14억원대 중반에 손바뀜된 사례가 나왔다. 호가는 이미 15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정부의 2·4주택공급대책으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른바 ‘대장주’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3단지 전용 59.97㎡는 지난달 9일 14억5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이는 3개월 전보다 1억2500만원 오른 것으로, 해당 평형 아파트는 물론 서대문구 내 같은 면적 아파트 중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
고가주택의 기준점이 되는 15억원에 근접해진 것이다. 서울을 포함한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아파트값이 15억원이 넘으면 시중은행의 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실제 e편한세상신촌 3단지 전용 59㎡의 시세는 15억원이 넘는다고 현지 중개업소는 전했다. 현재 거래 가능한 물건이 없으나 인근 1·2·4단지 같은 면적 아파트의 호가가 14억5000만~16억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고층 매물은 17억5000만원에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전용 59.99㎡는 지난달 9일 13억3000만원에, 중구 신당동 청구e편한세상 전용 59.88㎡는 지난해 11월 12억4500만원에 각각 거래되며 서대문구를 뒤쫓고 있다.
정부의 대출 금지 조치에도 15억원을 넘는 강북권 소형 아파트는 늘어나는 추세다. 전용 59㎡ 기준 실거래가가 15억원을 넘어선 강북지역은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종로구, 광진구 등 5곳이다. 강북 대장 아파트격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 59.91㎡는 지난달 7일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시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 4일 발표한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이 가격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면서 대장주격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 4일 발표한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이 가격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상황에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더 늘어나면 대장주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구축 아파트는 지금부터 사도 입주권(우선공급권)이 안 나오니 거래량이 끊길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신축아파트 선호 현상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장주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인근 단지의 시세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국 전반적인 집값 상승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수요자의 쏠림 현상으로 매물 품귀 속에서 양극화가 심해지는 등 집값이 더 오를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