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우위지수 96.2
12주 만에 100선 아래로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 현상
“시장 향방은 당분간 지켜봐야”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다소 누그러지는 모양새다. 새해 들어 거래가 크게 줄면서 시장에는 매물이 늘었고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정부의 2·4공급대책 이후 수요가 일부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6.2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101.0)보다 4.8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 지수가 1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석 달 만이다. ‘매수자 많음’ 시장이 ‘매도자 많음’ 시장으로 바뀐 것이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내에서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이고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해 11월 말 100.4를 기록한 뒤 올해 1월 둘째 주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1월 둘째주 114.6을 기록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던 이 지수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울 강남의 매수우위지수는 99.9로 전주(103.7)보다 3.8포인트 감소하며 1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달 말 100선 아래로 떨어진 강북의 매수우위지수는 92.1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는 2275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7524건), 올해 1월(5733건)에 이어 두 달째 줄어들고 있다. 거래 신고기한이 남아 총 거래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으나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2월 거래량은 8301건이었다.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줄다리기 등의 영향으로 계약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시장에서 매도호가와 매수호가의 갭이 벌어지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가격 줄다리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수심리 하락이 집값 안정화로 이어질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가격 상승세가 여전한 데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는 상승폭까지 확대되고 있어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계절적 비수기에 설 연휴도 있었기에 당장 거래량만 보고 시장 흐름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