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시어서 싫어”, “그건 너무 달아” 각자의 취향에 따라 과일 선호도가 다르지만 이 과일만큼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다. 한국인이 자주 먹는 대표 과일인 바나나이다.
바나나는 피부 미용에 좋은 과일로도 손꼽히고 있다. 바르는 화장품 대신 맛있게 ‘먹는 화장품’ 인 셈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착용으로 화장을 덜 하게 되면서 색조 화장품 대신 주목을 끄는 것은 피부 톤이나 피부 탄력을 높여주는 영양소이다.
바나나에는 피부 재생에 이로운 ‘항산화 비타민’이 많다. 비타민 A, 비타민C, 비타민 E가 그것이다. 바나나에 든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천연 비타민A로 전환된다. 일명 ‘항감염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비타민A는 피부와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태양광에 의한 피부 손상과 주름, 검버섯 생성을 막는데 유용하다.
비타민 C는 피부 미용을 신경쓰는 이들에게 필수 영양소이다. 피부 톤을 밝게 해주는 미백 효과뿐 아니라 콜라겐 생성도 촉진한다. 콜라겐(Collagen)은 우리 피부 속 진피층의 90%를 차지하는 단백질로, 세포와 세포 사이를 이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즉 피부 탄력의 핵심이다.
비타민E는 최근 뷰티 영양소로 가장 주목받는 성분이다. 체내 활성 산소를 차단해 피부 세포의 노화를 막고 피부에 생기를 더해준다.
김정은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과 교수이자 영양학 박사는 “바나나에는 비타민 A, C, E 및 비타민B군과 더불어, 폴리페놀도 풍부해 노화 방지에 좋은 과일”이라고 말했다.
어떤 바나나를 먹는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숙 과일인 바나나는 익은 상태에 따라 영양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그린 바나나의 경우 최근 해외에서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주목하고 있다.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이 약 20%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이는 탄수화물의 전분과 달리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식이섬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성분은 익을 수록 당으로 변한다.
피부 미용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갈색 반점이 생겼을 때이다. 비타민C나 폴리페놀과 같은 강력한 항산화물질(antioxidant)이 많아지면서 미백이나 노화방지 효과가 더 좋아진다. 김정은 영양학 박사는 “바나나 중에서도 잘 후숙되어 갈색 반점이 생긴 바나나의 경우 당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항산화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수치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면역체계에 가장 도움이 된다는 일본 연구(2015)도 발표된 바 있다. 일본 테이쿄대학 약학부 야마자키 마사토시교수 연구에 따르면 갈색 반점(숙성 10일 째)이 생긴 바나나의 면역 효과는 노란색의 바나나보다 최대 8배에 달했다. 다만 전체가 검은색으로 변한 바나나는 당도가 너무 높아지고, 부패되기 쉬우므로 그 전에 먹는 것이 좋다.
바나나는 먹고 난 후에도 아낌없이 피부를 위해준다. 천연 바나나 팩을 만들면 피부가 건조할 때 사용하는 보습팩으로 제격이다. 으깬 바나나 반 개를 꿀 한 스푼, 우유 25㎖와 섞어주면 완성이다. 피부에 바른후 15분 지나 물로 씻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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