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최근 호주가 쥐 개체 수의 급증으로 비상이 걸렸다. 수천마리의 쥐떼가 농장을 습격하면서 경제·보건 문제로까지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과학전문가들은 비가 많이 오고 예년보다 선선했던 호주 기후 탓에 쥐가 급격히 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여파, 전염병 우려 등이 커지자 호주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ABC방송사 기자인 루시 태크레이(Lucy Thackray)는 자신의 트위터에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한 농장에서 땅 위로 쥐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수천마리의 쥐떼가 농장 지면을 뒤덮고 있다. 땅에 가득 찬 쥐로 지면이 까맣게 보일 정도다. 농장에서 죽은 쥐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흡입기로 들어간 수천마리의 쥐가 다시 지면에 떨어진 것이다. 일반 쥐보다 5~6배 큰 쥐가 발견되기도 했다.
트위터 영상을 본 이들은 ‘비디오를 보지 않았다면 믿기 어려웠을 것’ ‘정말 악몽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쥐 개체 수 급증으로 호주 농장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다. 농작물을 파괴하고 저장된 건초와 곡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잦은 비로 예년보다 선선했던 호주의 기후 탓으로 보고 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소속 연구원 스티브 헨리(Steve Henry)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여름 호주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내려 시원한 날씨가 지속됐다"며 "가을(선선한 날씨)은 쥐의 번식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쥐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며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이 치우는 등 농부들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NSW주 정부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단순 농가의 문제가 아니라 농작물 피해로 인한 경제·보건 문제로까지 확산될 우려가 커진 탓이다.
실제 일부 농가 주민 중 쥐에 물려 전염되는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이 발병해 쥐로 인한 전염병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작물 수확에 차질을 빚으면서 관련 곡물 가격 상승 등의 경제적 여파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NSW주 정부는 농민을 대상으로 지원책을 내놓고 쥐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는 화학독 미끼 등도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