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올 하반기 부지개발 마스터플랜 공모 예정
주택 규모 등 재검토될지 관심 집중
태릉골프장 1만가구도 공급규모 조정 검토
핵심 택지 공급 두고 정부-서울시 갈등 예고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작년 공급대책에서 제시한 서울 내 핵심 공공택지인 태릉골프장·용산정비창 총 2만가구 주택 공급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용산구 용산정비창은 국제업무지구 조성을 내세우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임대주택 공급 규모가 축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원구 태릉골프장도 1만가구 주택 공급 계획을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향후 핵심 택지의 공급규모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 간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용산정비창 부지 등을 개발하려면 서울시의 도시개발사업 지구 지정과 실시계획 인가가 필요하다.
서울 도심 내 주요 공공택지의 공급규모가 조정되면 서울 내 다른 중소 택지들까지 축소 요구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 위한 국제 설계 공모를 올 하반기에 시행할 방침이다. 공모에서는 해당 부지 내 적정 주택 규모를 비롯한 용도별 구성, 교통 체계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관심은 1만가구 공급 규모가 유지될지 여부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국제업무지구인 용산정비창 부지에 1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도심의 핵심 입지인 만큼 주택 조성 외 업무 시설과 기업 유치와 같은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는 요구다.
특히 용산정비창 부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거 재임 시절 국제업무지구로 개발을 추진했던 곳이다. 오 시장은 무리한 임대주택 공급보다 제대로 된 국제업무지구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최근까지 “서울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 (현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부지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오 시장의 의중이 반영될 경우 용산정비창 주택 공급 계획이 재검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초 용산정비창 공급규모는 8000가구였다. 지난해 5·6 대책에서 8000가구를 제시한 용산정비창 공급 규모는 작년 8·4대책에서 1만가구로 확대했다.
용산정비창은 현재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향후 설계공모 등을 통한 세부 개발계획 수립, 도시 개발구역 지정 등의 절차를 거쳐 2023년 착공이 계획돼 있다.
정부는 공공 분양·임대 1만 가구가 예정된 태릉골프장의 공급 규모 조정도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8·4 공급 대책을 통해 태릉골프장에 1만가구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태릉골프장 개발 계획은 관계부처·지자체 협의 중에 있으며, 올해 하반기 공공주택지구 지정이 계획돼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태릉골프장 공급계획 축소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주민 의견 중 합리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개발계획 수립 과정에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태릉골프장 공급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도시재생지구 등 대체 물량을 통해 1만가구 주택 공급 계획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태릉골프장과 용산정비창 등의 공급규모가 조정되면 서울 내 다른 택지들까지 개발 축소 요구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4 대책에서 발표된 신규택지는 강남구 서울의료원 부지(3000가구),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상암DMC 미매각부지(2000가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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