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캐릭터’ 붙으면 일단 품절
주목도 ↑· 위험성 ↓…협업효과 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두 브랜드의 ‘곰 캐릭터’가 유통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제분 ‘곰표’와 북유럽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다. 지난해 맥주를 시작으로 곰표 브랜드는 편의점·뷰티·외식업계 가리지 않고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캠핑 열풍을 타고 새롭게 떠오른 노르디스크도 특유의 감성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곰 캐릭터’ 붙으면 일단 품절
16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 노르디스크 맥주는 출시 이틀 만에 초도물량 60만개 주문이 동났다. 노르디스크 맥주는 오비맥주의 맥주 생산기술을 접목한 KBC(Korea Brewers Collective)에서 생산한 라거 타입 수제맥주다. 지난 주말인 12~13일 이틀 동안 20만캔이 팔렸다. 수제맥주 1등을 차지하고 있던 금성맥주보다 2배 빠른 속도다.
‘편의점 1위 맥주’로 등극한 곰표 밀맥주도 여전히 높은 수요를 자랑한다. CU는 지난 4월 롯데칠성음료와 손잡고 월평균 20만개 판매에 그치던 판매량을 월 300만개로 늘렸다. 하지만 높은 수요를 쫒아가지 못해 그마저도 2주 만에 동나기도 했다. 출시 공급 시작 이틀 만에 곰표 밀맥주는 해당 편의점에서 국산·수입맥주 통틀어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신기록을 세웠다.
곰표 술 인기는 편의점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강주조가 대한제분과 손잡고 만든 ‘표문 막걸리’는 직장인 사이에서 1초 만에 품절되는 술로 알려져 있다. 매일 아침 치열한 티케팅 과정을 거쳐야만 구매할 수 있어서다. 표문 막걸리는 촌스러운 술로 취급받던 막걸리의 기존 이미지를 뒤집자는 의미에서 ‘곰표’를 거꾸로 표기해 ‘표문’이라는 이름을 붙었다.
주목도 ↑· 위험성 ↓…협업 효과 커
곰표와 노르디스크의 인기 원인은 비슷한 듯 다르다. 두 브랜드 모두 소비자에게 친숙한 ‘흰곰’ 캐릭터를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곰표가 초창기 이색 컬래버로 주목받은 데 반해 노르디스크는 캠핑 열풍과 함께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협업 효과가 커졌다. 노르디스크가 국내 브랜드와 처음 협업한 던킨도너츠도 캠핑 앞치마, 캠핑용 박스 등 캠핑용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실제 노르디스크는 외식 브랜드 위주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달 CJ푸드빌 빕스와 노르디스크가 협업해 만든 캠핑백은 준비한 수량이 온라인 판매 시작 1분 만에 품절됐다. 파리바게뜨는 최근 노르디스크의 감성을 담은 깔끔한 흰색 디자인의 보냉가방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상품은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었으며, 파리바게뜨는 추가 협업상품을 준비 중이다.
기업으로서도 흥행이 보장된 브랜드 협업은 장점이 많다. 이색 협업으로 소비자의 주목도가 올라가면서도 신상품 출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개발비용도 줄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제분의 전체 매출 중 가장 높은 부문은 소맥분 식품 부문으로, 상표권 매출 비중은 미미했다. 대한제분은 곰표 등 총 80개의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요인으로 곰표는 최근 직접 상품 제작에도 나섰다. 대한제분은 지난 5월 자사 배터믹스를 사용한 ‘안녕! 곰표 치킨너겟’을 공개했다. 곰표의 트레이드마크인 ‘표곰이’ 모양의 치킨너겟은 국내산 닭고기 사용과 함께 곰표만의 레시피로 제작됐다. 대한제품은 치킨너겟을 6월까지 전국 롯데마트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유통기업 관계자는 “두 브랜드 모두 MZ(밀레니얼+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라서 그런지 인기가 많다”며 “단순히 협업 브랜드 인기에 묻어가기보다 계절 등 적절한 시기에 맞춰 협업 상품을 내놓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