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체중 감량보다 체지방 수치가 중요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인정 여부 확인
중복 섭취 피하고 온라인 중고 구매 주의
기능성 식품보다는 음식 조절이 우선돼야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많은 사람이 체중계에서 ‘㎏’ 에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체지방’ 수치에 있다. 체지방이 적어야 기초대사율이 높아지면서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으며 성인병 위험이 줄어드는 등 건강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시 체지방 감소를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관련 정보나 인식은 아직 미흡한 편이다. 잘못된 인식으로 인한 피해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다이어트 기간, 체지방 감소는 왜 중요할까
체지방은 피부 밑에 있는 ‘피하지방’과 심장, 간 등 복부의 주요 장기에 쌓이는 ‘내장지방(복부지방)’으로 구분된다. 특히 음식과의 연관성이 크다. 음식으로 얻은 에너지가 소모되지 못하고 남을 경우 체지방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체지방률은 남성은 10~20%, 여성은 18~28%다.
체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각종 질병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 최수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교수는 국제학술지(DMJ) 최신호에 실린 연구논문을 통해 “내장지방이 많을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보다 내장지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7월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엘리나 하이포넨 교수는 국제학술지 ‘노화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Aging)’을 통해 “만 37세 이상 성인은 체지방이 1㎏ 증가할 때마다 뇌의 회백질 부피(인지 기능 담당)가 0.3% 감소했다”며 “정상 체중일지라도 체지방 수치가 높다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확고해지고 있다”고 했다.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성식품에 대한 오해들
체지방 감소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최근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도 관련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제품이 다양해질수록 소비자를 헷갈리게 만드는 제품 또한 많아진다.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체중 감소’를 ‘체지방 감소’로 여기고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체중은 체지방 외에도 뼈, 근육 등의 무게가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체중 감소’가 ‘체지방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따라서 단순히 ‘다이어트’ ‘체중 감소’ ‘비만도 감소’라는 표현이 적힌 제품은 ‘체지방 감소’ 기능성이 있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다. 즉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인증 확인이 필요하다. 제품 표시 사항의 영양기능 정보에서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 내용을 확인하면 된다.
식약처가 인정한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로는 30가지가 있다. 인체 적용시험 연구결과를 토대로 그 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로, 지방의 소화·흡수와 합성을 억제하거나 분해를 촉진시키는 작용 등을 한다. 가장 잘 알려진 녹차 추출물부터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시서스 추출물이 대표적이다. 최근 주목받는 히비스커스 추출물과 레몬밤 추출물, 그린커피빈 추출물도 해당되며, 이 외에 깻잎 추출물이나 풋사과 추출물, 자몽 추출물, 우뭇가사리 추출물 등도 있다.
소비자가 오해할 만한 또 다른 사항은 ‘중복 섭취’다. 다이어트하는 이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 하나로, 많이 섭취할수록 효능이 커질 것이라는 착각이다. 체지방 감소 기능성 건강기능성식품은 한꺼번에 여러 종류를 섭취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실제로 관련제품 3개를 1개월간 한꺼번에 섭취한 A씨는 간 수치 급등, 황달 증상 등을 보여 병원에 입원한 사례가 있다.
온라인 구매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판매업을 신고한 영업자만 온라인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서 건강기능식품 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개인은 건강기능식품을 팔 수 없다.
건강기능식품협회 관계자는 “체지방 감소 기능성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할 때는 제품에 표시된 일일섭취량을 확인하고, 섭취방법, 섭취 시 주의사항 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식약처로부터 기능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제품을 선택하고, 동일한 기능성을 가진 제품을 다량으로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만? 식단 조절은 필수
다이어터들이 ‘바라고 있는’ 오해도 있다. 어려운 음식 조절 대신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면 체지방을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일이다. 하지만 체지방 감소는 식단 조절과 운동이 필수며, 건강기능식품은 보조적 수단에 그칠 뿐이다.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단에서 설탕, 소금, 지방 등이 많이 들어간 음식 섭취를 줄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의학전문가들에 따르면 설탕과 지방의 과도한 섭취는 체내 지방으로 전환되기 쉬우며, 나트륨의 과잉 섭취로 부종이 반복되면 근육 생성을 방해해 체지방이 쌓일 수 있다.
체지방을 줄이는 한끼는 통곡물과 채소·단백질 식품 등이 균형적으로 구성된 식단으로,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