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오하이오에 반도체 신공장 2개 건립 예정

향후 최대 1000억달러(약 119조) 투자할 듯

미국의 아시아 반도체 제조공장 의존도 줄이려는 목적

조 바이든 대통령 “진정으로 역사적인 투자” 치켜세워

“삼성에 1등 뺏기더니” 작정한 인텔 ‘승부수’ 통할까 [비즈360]
겔싱어(오른쪽) 인텔 CEO가 21일(미국 현지시간) 오하이오 뉴어크에서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에게 실리콘 웨이퍼를 선물하고 있다.[AP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판매 분야에서 삼성전자에게 ‘왕좌’ 자리를 빼앗긴 인텔이 초유의 승부수를 던졌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미국 오하이오 주에 최대 1000억달러(약 119조25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이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TSMC 등 아시아의 반도체 제조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이고 인텔의 지배력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은 2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시설 2개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생산 시설은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시 외곽 리킹 카운티에 세워지며 전체 면적은 약 4.04㎢(1000에이커, 약 122만평)다. 부지 안에는 총 8개의 반도체 공장을 수용할 수 있다.

“삼성에 1등 뺏기더니” 작정한 인텔 ‘승부수’ 통할까 [비즈360]
인텔의 신규 반도체 팹이 들어설 미국 오하이오 주 부지[인텔 제공]

인텔은 올 하반기부터 총 200억 달러(약 23조8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2개 설립에 들어간다. 올해 말부터 착공해 오는 2025년부터 인텔 18A 등 초미세공정을 적용해 각종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총 8개의 제조 공장으로 1000억달러(약 119조2500억원)로 성장할 수 있으며 오하이오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가 될 것”이라며 “실리콘 심장부라고 불리는 이곳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반도체 제조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몇 달 안에 유럽에 또 다른 제조 공장 건설 발표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지난해 9월에 애리조나에 2개의 공장을 착공하기도 했다.

새로 세워지는 반도체 생산시설에서는 인텔이 생산하는 각종 프로세서와 칩은 물론 지난 해 인텔이 진출을 선언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통한 외부 업체 반도체 생산도 진행된다.

인텔의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파격적인 투자 행보가 향후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에 1등 뺏기더니” 작정한 인텔 ‘승부수’ 통할까 [비즈360]
인텔이 미국 오하이오 주에 건립할 새로운 반도체 생산 시설 조감도[인텔 제공]

앞서 IT 자문기관 가트너(Gartner)는 2021년 세계 반도체 매출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2021년 매출 759억5000만 달러(약 90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2017·2018년 이후 처음으로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판매 1위를 자리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인텔은 전년보다 불과 0.5%의 성장률만 보이며 2위 자리로 떨어졌다. 전세계 반도체 판매 상위 25개 기업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인텔의 오하이오주 반도체 제조시설 건설에 대해 “진정으로 역사적인 투자”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미국 역사상 반도체 제조 분야 최대 규모 투자 중 하나”라며 “7000개의 건설 일자리와 3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에 520억 달러를 지원토록 하는 '미국혁신경쟁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그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미국은 1위였는데 지금은 9위이고 중국은 30년 전에 8위였는데 지금 2위”라면서 “우리는 반도체 설계와 연구의 리더인데도 겨우 10%를 생산하고 있다. 75%는 동아시아에서, 첨단 반도체칩의 90%는 대만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어 “중국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경쟁 대처와 미국 내 투자 확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삼성에 1등 뺏기더니” 작정한 인텔 ‘승부수’ 통할까 [비즈36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습[로이터(Reuters) 제공]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미국내 반도체칩 제조역량 확대를 자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대미투자 사례도 거론했다.

백악관은 삼성이 텍사스주에 170억달러(약 20조27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이는 작년 5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해 바이든 행정부가 기울인 지속적 노력의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K그룹이 미국에 새로운 연구·개발(R&D) 센터 투자 계획을 밝힌 것도 사례에 포함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들여 실리콘밸리에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R&D 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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