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코인 하다가 하락장이 와서 조금이라도 수익낼 걸 찾다가 관심 갖게 됐습니다”(‘스테픈’ 공식 카페 가입자 20대 A씨)
최근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이 동반 폭락하자 걷는 것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운동 앱 ‘스테픈(Stepn)’에 이용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때 위법성 논란으로 퇴출 위기에 몰렸으나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문제없다는 판단을 받으면서 더욱 강력한 날개를 달았다.
국내 스테픈 가입자들이 모인 공식 카페는 8일 현재 2만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3일 약 1만명이었으나 2주일 만에 두 배 늘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스테픈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가입자가 급증했다.
특히 주식과 가상자산의 하락으로 자산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이용자들이 직접 걸어서라도 돈을 벌겠다며 앞다퉈 앱을 설치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운동하면서 돈도 벌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좋다”, “따로 시간을 낼 필요 없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용자는 NFT(대체 불가능 토큰) 형태의 운동화를 구매한 후 일정시간 걷거나 달리면 ‘GMT’라는 가상자산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가상자산은 다시 외부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운동화는 가장 저렴한 것이 약 150만원 수준이다. 초기 투자비용이 있지만 매일 걸으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루에 10분 정도 운동할 경우 대략 10개의 GMT를 획득할 수 있다. 현재 GMT 1개가 3300원에 거래되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약 3만원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한 이용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하루 평균 100개의 GST를 획득해 일당 60만원을 벌고 있다고 수익을 인증하기도 했다.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퇴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달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스테픈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스테픈은 게임이 아니다. 건강 서비스로 보는 게 맞다”는 최종 결론을 내려 구사일생했다.
‘게임 앱’이 아니라 ‘운동 앱’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국내에서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는 이달 4일부터 GMT를 상장해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운동하면서 돈 버는 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사 서비스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제트와 크림이 개발한 앱 ‘코인원크’가 올해 3분기 출시 예정이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도 운동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서비스는 있었지만 스테픈은 희소성 있는 운동화 NFT로 커뮤니티 활성화 등 다양한 요소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며 “M2E(Move to Earn·운동하면서 돈 벌기)의 국내 서비스 제도화가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