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오르려나’에서 ‘얼마나 더 내릴까’로

주택거래량 전년 대비 7분의 1수준

‘급상승’ GTX 호재지역 전방위 집값 하락

달라도 너무 다르다…1년 만에 완전히 뒤집힌 부동산 판세 [부동산360]
[연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부동산 시장이 단 1년만에 끝이 없을 것 같던 상승세에서 바닥이 어딜지 모르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택 거래량은 7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최근 2년동안 올랐던 집값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는 지역도 다수 포착되고 있다.

3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39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7월의 거래량은 7배가 넘는 4679건이다. 1년 사이 주택경기가 얼마만큼 급변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계속해서 오르는 금리 부담에 더이상 시장에 집을 살 사람이 없어진 것으로 풀이한다.

또, 작년 7월 가장 많은 467건의 매매계약이 성사된 노원구에선 올해 7월 단 41건이 계약돼 11배 차이가 난다. 오히려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구에서 올해 7월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건수인 48가구가 매매되면서 전년 동월과 4배 차이에 그쳤다. 고가 아파트보다 중저가 아파트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주택 수요층 구매력 감소에 더 크게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매도자가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 위주로 거래되면서 아파트 단지 시세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B노선의 양 종착역인 인천 송도와 경기도 남양주(마석), GTX-A노선의 종점인 동탄, C노선에 신규로 추가된 인덕원 지역의 아파트 단지들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년 전의 최고가 대비 반토막이 나거나, 평균 3억원 가량이 빠졌다.

국토부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5㎡ 매물은 8월 1일 6억5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공인중개사를 통한 거래로 직거래는 아니다. 이 아파트 최고가는 12억4500만원(13층)으로 지난 2월14일 거래됐고, 직전 거래 역시 4월6일자 11억4000만원(14층)이다. 50% 가까이 하락한 것이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남양주시 마석역 주변 ‘마석힐즈파크푸르지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용 60㎡ 매물이 지난 8월 16일(20층)과 25일(16층) 연달아 2억8000만원에 매매계약되면서 논란을 불렀다. 두 건 모두 직거래 형태인데, 두 달 전인 6월1일 22층 매물이 4억6800만원에, 지난해 11월에는 5억원에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약 2억원이 폭락했다. 일각에선 이 두 건의 거래는 일시적 2주택 비과세 기간을 늘리려는 목적의 아파트 소유자 둘이 만나 교환거래한 정황이 의심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기 화성시 목동 ‘힐스테이트 동탄’ 아파트 전용 84㎡도 8월 18일 6억5000만원(8층)에 거래됐다. 이 금액은 동일 면적 전세가와 단 1억5000만원 차이가 난다. 지난해 8월 9억6500만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되고 난 뒤 계속해서 하락하다 1년 만에 3억1500만원이 빠진 것이기도 하다.

화성시 산청동 ‘동탄더샵레이크에듀타운’ 전용 84㎡도 8월 20일 8억원(3층)에 거래됐는데 1년 전인 지난해 8월 21일 역대 최고가인 11억6500만원과 비교했을 때 3억6500만원이 빠진 금액이다.

의왕시 ‘포일동 숲속마을3단지’ 전용 75㎡는 8월 20일 8억20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7월 20일 10억9000만원(4층)으로, 1년1개월 만에 2억7000만원이 빠졌다. 이 가격은 2020년 11월 가격과 같아, 2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아직 KB 시세는 9억6000만원이지만 하향조정 가능성이 크다.

바로 옆단지인 숲속마을4단지도 동일하게 3억원이 빠지며 지난 2020년 말 가격으로 회귀했다. 지난 7월 전용 85㎡가 9억원(4층), 9억8000만원(1층, 직거래)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7월의 최고가인 12억6000만원에서 3억원 가량이 하락한 것이다. 아직 KB 시세는 10억5000만원에 머물러 있다.

한 현직 공인중개사는 “시장이 완전한 매수자 우위 상황이다. 작년 이맘땐 ‘오늘 집값이 제일 싸다’가 통했다면 지금은 ‘오늘 집값이 제일 비싸다’로 역전됐다”면서 “매수하는 사람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바라고 있으니 한동안 이 같은 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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