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애 첫 집합건물 구입자 2만4012명

2013년 1월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어

생애최초 LTV 완화했지만 DSR·고금리 발목

“DSR도 풀어주세요”…생애 첫 부동산 구입 더 줄었다 [부동산360]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도심의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달 생애 첫 부동산 구입자가 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8월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80%로 완화했지만 높아진 대출 금리와 집값 고점 인식, 경기 침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수세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7월부터 강화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탓에 실수요자 대부분이 추가 금융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다.

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생애 처음으로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구입한 매수인은 2만40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2만5818명)보다 6.6% 줄어든 수치로 2013년 1월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적다. 전반적인 부동산 매수세가 줄어든 가운데 지난 2년간 시장을 주도했던 생애 최초 매수자도 급감한 것이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의 생애 첫 집합건물 구입자가 지난달 2885명으로 전달(3239명) 대비 10.9% 줄었으며 경기 지역에서도 같은 기간 8903명에서 7662명으로 1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경우 이달 2339명으로 7월(1546명) 대비 증가세를 보였지만 6개월 전인 올해 2월(3754명)과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든 수치다.

업계는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무주택 실수요자의 시장 진입이 특히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대출이자 부담 등 금리 인상에 따른 타격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 상단은 연 7%를 이미 넘어섰고 연내 8%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억원을 5%의 금리로 30년간 빌렸을 때 월 상환액은 약 215만원이지만 금리가 8%로 오르면 매달 294만원씩 갚아야 한다.

게다가 LTV를 완화했지만 높은 금리에 DSR이 최대 40%로 묶여 있다 보니 원하는 만큼 한도가 나오지 않아 일부 고소득층이 아닌 한 대출여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DSR은 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말한다. DSR 규제 적용 대상은 올해 7월부터 총대출액 2억원 초과 차주에서 1억원 초과 차주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대출규제 완화에 따른 실수요자의 거래시장 유입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이어 지난주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4회 연속 인상되면서 매수심리가 더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에도 매수심리 위축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예상되고 있어 수요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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