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2년 반만에 22만원대로 떨어졌길래 바닥인 줄 알았는데…지하실이 있었네요.”
“불과 3개월 전만해도 진짜 바닥이라 생각해서 더 투자했는데, 금세 수천만원 날렸습니다.”(네이버 투자자)
네이버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며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약 1년전 40만원대를 훌쩍 넘기던 주가는 22만원까지 하락, 2년 4개월 전으로 돌아갔다.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고 확신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됐다.
지난 16일 네이버 주가는 전일보다 2.44% 떨어진 22만원에 마감했다. 장중 21만9500원까지 떨어지며 14일부터 사흘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네이버 주가가 22만원대가 무너진 건 2년4개월 만이다. 시장전망치를 상회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폭락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긴축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버를 2조3395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 삼성전자(보통주17조4000억원, 우선주 1조7000억원)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올 1월 3일 네이버 주가는 37만6000원이었다. 이후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이어갔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반등을 기대하며 수조원을 매수했다. 그리고 지난 6월 23만원선, 지난 16일 22만원선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최저가를 찍었다는 생각에 새로 유입된 투자자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대다수가 손실을 본 셈이다.
약 3개월 전 네이버에 거금을 투자했다는 A(45) 씨는 “아무리 인플레이션이라고 하지만 23만원대에서 더 떨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몇천만원이 금방 허공에 날아갔다”고 말했다.
네이버 주가 전망을 두고 투자업계는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목표주가는 공통적으로 34만~36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연내 주가를 반등시킬 만한 계기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가 인상, 미국 긴축 우려 등 아직 외부적인 시장 요인도 전망이 밝지 않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남선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경영진은 장기적인 네이버 주가 회복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지난 4월 김남선 CFO는 “네이버는 상당히 저평가됐고, 가치 신장 여력이 상당하다”며 “시총 150조원은 네이버 목표가 아닌 달성해야 할 현실이다. 주가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연 대표는 대표로서는 이례적으로 기본급은 확 줄이고 주가 상승률에 따른 장기보상은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네이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최 대표는 ▷기본급여 20~25% ▷매출·영업이익 기반의 타깃 인센티브 30~35% ▷제한조건부주식(RSU) 45% 이상을 받는다. 한성숙 전 대표 재임 당시 12억원이었던 기본급여를 6억원으로 줄이고, 장기성과에 대한 주식보상인 RSU를 절반 수준으로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