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주공 12·13단지, 2차 정밀안전진단 “아직 안 돼”

1기 신도시 등 수도권 지자체장들도 “규제 완화 시급”

국토부, 긴급 용역 발주해 안전진단 완화 연내 결론

자취 감춘 재건축 안전진단 신청…“정부 제도 개선 보고 할게요” [부동산360]
서울과 수도권 노후 재건축 단지들의 안전진단 절차가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다. 지자체의 권유에도 재건축 조합들은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이뤄질 때까지는 섣불리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 노후 단지들의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예상보다 늦어지며 2차 정밀안전진단을 앞둔 노후 단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차 정밀안전진단 통과 후 규제 완화만 기다리고 있던 광명 철산주공 단지들은 최근 광명시의 2차 정밀안전진단 추진 문의에 “정부의 규제 완화 전에는 진행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2차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연기 중인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12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광명시로부터 받은 ‘적정성 검토 의뢰 문의’ 공문에 “시장과 간담회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 지자체의 의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2차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단지는 지난해 11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조건부재건축)’을 받았지만, 지금 기준에서는 2차 정밀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을 내리고 신청을 연기해왔다. 지난 1986년 준공돼 36년이 넘은 철산주공12단지는 광명 노후 단지들 사이에서 ‘재건축의 마지막 단추’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공 4단지와 7단지 등이 이미 입주를 한 데다가 8·9단지 등도 이미 공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뒤이어 12단지와 13단지가 재건축을 시작했지만,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가 늦어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13단지 역시 광명시와 2차 정밀안전진단 신청 시기를 조율 중이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8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난 1기 신도시 5개 지자체장들은 일제히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을 위한 규제 완화를 당부했다. 특히 신도시뿐만 아니라 노후된 다른 주거단지들을 위한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 목소리가 컸다. 한 1기 신도시 지자체 관계자는 “신도시뿐만 아니라 구도심의 단지들이 재건축 안전진단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간담회에서 시장들이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강하게 요구했는데, 정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라고 전했다.

국토부는 지자체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제도개선 용역을 긴급 발주하기로 했다. 안전진단 평가항목 조정방안과 지자체 재량 확대 방안 등을 연내에 내놓겠다는 것으로, 특히 재건축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평가받은 2차 정밀안전진단 개선 방안이 중점 연구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예고했던 대로 연내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평가항목 등의 개선이 이뤄지면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지자체들의 요구도 해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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