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도급 금액 3조2294억→4조3677억원
조합, 한국부동산원에 검증 요청
15일 총회 열어 최종 승인
“일반분양가 올려 조합원 부담 상쇄해야 사업진행 가능”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서울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원들이 공사중단 사태로 개인당 1억 8000만원의 추가 분담금을 떠안게 됐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최근 조합에 변경되는 공사 도급 금액 4조3677억원을 요청했다.
애초 공사비 3조2294억원에 비해 1조1383억원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둔촌주공 전체 조합원이 61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추가로 부담해야 할 공사비는 약 1억8660만원 늘어나게 된다. 추가비용에는 분양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재착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금액, 협력업체들의 공사중단에 따른 손실금액 등이 포함됐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애초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원 수준으로 공사비를 의결했지만 시공사는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2020년 6월 공사비를 3조2000억원대로 증액하는 내용의 계약을 전전조합 집행부와 체결했다. 이 와중에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으로 두 번의 조합 집행부가 해임되고, 결국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맞았다. 이번 증액안은 재건축 공사가 중단된 공사비 증액안(5600여억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조합은 공사중단으로 인한 손실보상금액과 공사기간 연장에 대해 최근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요청한 상태다. 향후 관리처분총회에서 개략적인 개인별 분담금과 준공예정일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조합 집행부는 이날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합의문에 따르면 조합은 시공단이 작성한 손실 보상금액, 공사 기간 연장에 대한 내용을 검증 기관에 그대로 제출하게 돼 있다”고 전했다.
조합은 다음달 15일 총회를 열어 시공단의 요청안에 대해 승인을 받는다.
총회 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공사는 다음달 17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또 사업단이 조합에 제출한 최종 입주예정일은 2025년 1월 13일로 정해졌다.
조합관계자는 “일반분양가의 증액을 통해 조합원 부담을 상쇄하는 것만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둔촌 주공의 애초 예상 일반 분양가는 3.3㎡당 3220만원이었다.
둔촌주공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를 짓는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사업’으로 불린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던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공정률 52%인 공사가 지난 4월 15일 0시부로 전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