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1단지 140㎡ 이달 6일 73억원 손바뀜
71.5억원 거래 체결 사흘 만에 신고가 기록 경신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전역에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강남권도 맥을 못 추고 있지만 일부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는 신고가 거래가 여전히 체결되고 있다. 특히 재건축을 앞두거나 한강 조망권을 갖춘 단지가 꾸준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40㎡는 지난 6일 73억원(3층)에 손바뀜됐다. 같은 달 3일 71억5000만원(5층)에 매매되며 신고가 기록을 세운 지 사흘 만에 1억5000만원 올라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해당 평형 아파트는 올해 6월 66억원(5층)에 거래된 바 있다. 이주를 완료한 반포주공1단지는 현재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줄 잇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전용 146㎡는 지난달 24일 32억원(12층)에 거래됐다. 한 달 전인 7월 30억3000만원(13층)보다 1억7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인근 화랑아파트 전용 146㎡ 역시 지난달 9일 27억원(5층)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지난해 2월 24억원(9층)보다 3억원 높은 신고가 거래였다.
삼부아파트는 지난 6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단지로 선정됐으며, 화랑아파트는 장미·대교아파트와 함께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공작아파트가 여의도 16개 노후 단지 중 처음으로 정비계획을 확정 짓고 주요 단지가 신통기획에 속속 합류하면서 여의도 일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건축 이슈가 없는 한강변 단지도 강세를 보인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9㎡는 이달 8일 최고가인 36억5000만원(15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거래가 33억1000만원(4층)보다 3억4000만원 올랐다. 주택형(타입)이 다르지만 면적이 같은 아파트가 올해 6월 35억5000만원(27층)에 손바뀜된 것과 비교해 1억원 비싸다. 성동구 성수동1가 강변동양 전용 84㎡의 경우 지난 5일 25억원(16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최고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2020년 9월 19억7000만원(4층)보다 5억3000만원 뛰었다. 두 단지 모두 한강뷰를 갖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택시장 위축세가 강남권으로도 확산됐지만 일부 초고가 아파트는 시장 환경과 무관하게 강세를 보이며 ‘초양극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금리인상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데다 희소가치가 부각되고 있고 반포나 압구정 등 한강변에 있는 재건축 단지에는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몸값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1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세금·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영향도 있다고 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초고가 아파트를 사는 자산가는 대출규제나 금리인상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희소가치와 미래가치가 높다고 판단하는 주택을 비싸더라도 매입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매수심리가 적극적이진 않아 관망 분위기도 슬금슬금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