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이어 직무대행까지 ‘공석’…조합장 선거 불가피
고금리에 입주 지연 공포까지…전용 84㎡ 30억에 거래
반포 ‘대장’ 재건축단지…주변에선 “하락폭 작을 것”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재건축대장’으로 평가받는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 경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가 내부 다툼과 경기침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조합장이 선거 부정으로 직무집행이 정지된 데 이어 직무대행을 맡은 부조합장 역시 법원 판단에 따라 해임이 결정됐다. 입주를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최근에는 입주권이 8억원 넘게 하락 거래되면서 주민의 불안감은 더 커진 모양새다.
2일 정비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51민사부는 지난 1일 조합장 A씨가 제기한 조합장직무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를 기각했다. 앞서 법원은 A씨가 조합장선거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우편투표 결과를 사전 집계하는 등 비밀투표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조합장 직무정지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법원이 함께 제기된 총회결의효럭정지 가처분에 대한 이의는 받아들이면서 조합장 직무대행을 해온 B부조합장 역시 직무수행이 불가능하게 됐다. 앞서 A조합장 측이 B부조합장에 대한 해임안건을 총회에서 의결했는데 해당 결정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조합장과 부조합장의 직무가 동시에 정지되며 사실상 조합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한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상당수가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찬성 의사를 재판부에 탄원서로 제출했지만 지금에는 새로운 직무대행과 조합 선거가 불가피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원베일리 조합은 아파트 조합이 갖고 있는 단지상가를 1개 업체에 통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조합원 사이 이견이 계속됐다. B직무대행 측은 시세보다 낮게 매각된 상가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새로 직무대행을 맡게 된 노영창 상근이사는 “다시 절차를 시작해 이르면 이달 내에 매각 절차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이견이 계속되며 조합원 사이에서는 “내년 입주도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이미 한 차례 입주시기가 늦춰지며 조합원 부담이 크게 늘어난 데다가 최근 고금리 영향 탓에 이주비 대출이자가 크게 늘어 조합 대납이 어려워지게 됐다. 시공사와의 공사비 협상 역시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여러 악재를 반영한 듯 최근 원베일리 전용 84㎡가 30억원에 거래되는 등 매매가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앞서 원베일리는 지난 3월 같은 크기가 38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거래가와 비교해 8억원 넘게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원베일리는 여전히 반포 내에서 사업성이 가장 높은 단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단지 내 잡음이 계속되면 ‘제2의 둔촌주공’이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이미 분양이 끝난 단지이기 때문에 흔들리더라도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