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우대금리 조건보다 까다로워

DSR 적용시 대출여력 없는 저소득자 이점

금리 인하기 대환대출 수요 급증할 듯

“시중은행 금리와 별반 차이 없고, 우대금리는 하늘에 별따기” 아쉬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머니뭐니]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시중은행은 계좌 지정이나 자동 이체로 우대금리 적용 받기가 쉬운데, 특례보금자리론은 최저 금리 3.75%라지만 우대금리 적용 받기가 어렵더라고요. 아예 더 금리가 낮았으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이 있어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을 알아보던 40대 A씨)

주택가격 9억원 이하면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최대 5억원까지 고정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30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그러나 이를 기다리던 실수요자들은 생각보다 금리가 높은 수준이라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보금자리론에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을 통합한 정책금융상품으로, 총 39조6000억원 규모로 1년간 한시 운영한다.

기존 안심전환대출이 주택가격 6억원 이하 규제가 있어 사실상 수도권 주택이 소외됐던 것을 감안하면, 대출 문턱을 낮춘 정책 모기지로 내집 마련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1억원 초과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적용도 배제되기 때문에, DSR 적용시 대출 한도가 남아있지 않던 저소득자도 자금 융통이 가능하게 됐다. 무엇보다 고정금리로 변동성에 대한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시중은행 금리와 별반 차이 없고, 우대금리는 하늘에 별따기” 아쉬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머니뭐니]
금융위원회는 기존 보금자리론에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 모기지를 통합한 특례보금자리론을 오는 30일부터 신청받는다고 11일 밝혔다. 연합뉴스

문제는 금리 수준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점이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일반형과 우대형으로 나뉜다. 우대형은 주택가격 6억원 이하·부부합산소득 1억원 이하 차주로 4.65~4.95%, 일반형은 4.75~5.05%가 적용된다.

우대금리를 최대한도로 적용받으면 3.75%까지 금리 적용이 가능하지만, 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전자 약정 및 등기 시 적용되는 ‘아낌e’ 우대금리(0.1%포인트)와 기타 우대금리(저소득청년·사회적 배려층·신혼가구·미분양주택, 최대한도 0.8%포인트)를 모두 충족해야 최대 0.9%포인트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사실상 대부분은 4%대 금리가 적용된다는 뜻인데, 1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84~8.11%, 고정금리는 연 4.63~6.55% 수준이다.

특례보금자리론과 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만 놓고 비교하면 이점을 찾기 어렵다. 게다가 일반형의 경우에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보다 더 높다. 시중은행 우대금리 적용이 어렵고 DSR 적용 시 대출 여력이 남아있지 않은 수요자가 아니면, 주거래은행 대출 조건이 더 나을 수 있단 이야기다.

때문에 금융권에선 시중은행에서 금리 하단 적용이 어려운 이들이 특례보금자리론을 신청한 후, 금리 인하 시기에 빠르게 갈아타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다.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더 낮아지면 언제든 갈아탈 수 있다.

“시중은행 금리와 별반 차이 없고, 우대금리는 하늘에 별따기” 아쉬운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머니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