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12.6조원 금융지원안 내놔

KB국민은행, 가계부채 연착륙 지원 시행

우리은행도 주담대 변동금리 인하 등

“가계·기업 지원해달라” 당국 한마디에 은행권, 돈보따리 푼다[머니뭐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은행들이 고금리로 인한 취약차주 금융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수십조원의 금융지원 패키지를 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장들에게 가계부채 연착륙 노력과 취약차주 지원을 당부하자 이에 부응하기 위해 은행권이 발빠르게 후속조치를 내놓은 영향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9일 고금리로 인한 취약차주의 금융부담 완화 및 가계부실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가계부채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하’를 발표한데 이어 후속대책을 추가로 내놓은 것이다.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이용 고객 중 대출 연체 시 적용되는 연체이자율을 1%포인트(p) 감면한다. 2월 중 시행을 목표로 관련 전산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시스템 구축 완료 즉시 이를 시행할 방침이다. 또 내달 10일부터 가계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대상 고객은 외부 신용평가사(CB) 5등급 이하 차주로 대출 경과 기간과 관계없이 일부 상환을 포함한 대출 상환 시 자동으로 면제가 이뤄진다. 면제 횟수에도 별도 제한이 없다.

우리은행은 20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0.4%포인트 인하한다. 신규코픽스 6개월과 12개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각각 0.4%포인트씩 내려가며 금리 인하는 만기 15년 이상 주담대에 적용된다. 신규와 기간 연장, 재약정, 조건변경 시에 가능하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3일부터 급여 이체나 신용카드 사용 등에 관한 우대금리를 추가하고 가산금리를 조정하며 사실상 주담대 및 전세대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가계·기업 지원해달라” 당국 한마디에 은행권, 돈보따리 푼다[머니뭐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NH농협은행은 지역금융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총 12조6000억원에 이르는 금융지원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가계·기업 대출시 농업인에게 지원되는 우대금리를 0.3%에서 0.5%로 0.2%포인트 확대하고, 농식품기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 및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우대금리는 0.1%에서 0.3%로 0.2%포인트 늘렸다.

금리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을 위해 청년전월세 상생 지원 우대금리를 당초 0.3%에서 0.5%로 0.2%포인트 높이고,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도 0.8%포인트 인하한다. 금융당국의 대출 원금 자동 감면 등 중소기업·저신용 차주 금융지원 방안에도 협조하기로 했으며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700억 원 특별출연으로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 기업 등의 자금난 해소와 경영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인하 등 취약계층 지원방안을 내놓는건 금융당국의 요청에 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영세 및 소상공인 뿐 아니라 가계 또한 애로를 겪고 있어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8일 은행장들을 만나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연체와 부실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은행권의 보다 세심한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선 16일에는 "은행은 거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라며 "발생한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하고 3분의 1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면,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우리 국민 내지는 금융 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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