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서울모빌리티쇼 ‘iX5 하이드로젠’
전기차보다 주행거리 길고 충전 속도 빨라
비싼 가격·더딘 인프라 구축은 한계로 지적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전동화 전환의 핵심 축이 전기차로 굳어지고 있다. 한때 주목받던 수소차 시장은 오히려 역성장하며 설 곳을 잃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완성차 업체는 수소차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전기차와 비교해 충전이 빠르고, 주행거리가 길다는 막강한 장점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오는 31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하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첫 수소연료전지차인 ‘iX5 하이드로젠’ 파일럿 모델을 선보인다. 지난달 글로벌에서 첫선을 보인 데 이어 국내에서도 수소차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고성능 연료전지와 최적화된 배터리를 탑재한 BMW iX5 하이드로젠은 독보적인 드라이브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수소 1회 충전으로 504㎞(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수소를 재충전하는 데에는 단 3~4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친환경차 시장의 대세가 전기차로 기울고 있지만,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겠다는 것이 BMW의 중장기 전략이다. 전기차 외에 선택지를 다변화해 시장 경쟁력을 구축하려는 행보다. 특히 BMW는 2020년대 후반부터 양산 차량에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소차는 배기가스 배출이 없고, 구동 과정에서 물과 정화된 공기만 배출한다. 아직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한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기술이 상용화되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차를 운행할 수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완전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소차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수소차는 전기차와 비교해 충전이 빠르고, 1회 충전 최대 주행 거리가 더 길다. 연료 무게가 가볍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수소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현대차그룹과 일본 토요타다. 이들 기업은 수소차 시장이 역성장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시장을 지키며 꾸준히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차의 총판매량은 7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감소했다. 현대차는 ‘넥쏘’ 329대를 포함해 총 332대를 판매하며 선두를 지켰다. 토요타는 같은 기간 295대의 판매량을 올리며 2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양사가 수소차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넥쏘 등 승용 수소차 외에도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출시하며 수소차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해당 모델은 세계 최초로 양산한 대형 수소전기트럭이다. 스위스에서 종합 누적 거리 500만㎞를 돌파하며 성장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볼보, 다임러 등도 수소 트럭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소차가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전기차보다 1.5배가량 비싸다. 인프라 구축과 운영에도 큰 비용이 들어간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수소차는 2만9623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수소충전기는 전국적으로 196기가 보급된 것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