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가만히 앉아 클릭만 하면 공짜로 야채나 과일 한 박스 받아볼 수 있는 앱 뭐길래 난리?”
최근 직장인 하모(27) 씨는 공짜로 고구마 한 박스를 배송받았다. 앱(애플리케이션)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게임을 10일 만에 완료하자 실제 2㎏짜리 고구마 한 박스가 집으로 온 것. 하 씨는 “친구가 앱으로 수확한 고구마가 맛있다고 해서 호기심으로 게임을 시작했는데 꽤 쏠쏠하다”며 “실제 작물을 받아보니 신기해서 계속 다른 작물을 키워보고 있다”고 했다.
작년부터 시작한 고물가 현상이 올해까지 지속되면서 이른바 ‘짠테크’(짠돌이+재테크)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걷기, 리뷰 작성, 설문조사 참여 등 여러 미션을 수행해 보상을 받는 앱이 큰 인기를 끌자 이번엔 가상으로 작물을 재배해 실제 배송까지 받아볼 수 있는 앱이 등장했다. 이른바 ‘사이버 농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앱으로 입소문을 타며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3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공동구매 커머스 플랫폼 ‘올웨이즈’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4만4187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68만7600명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86만5798만명이었던 올웨이즈의 MAU는 올해 1월 106만4347명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웨이즈는 스타트업 레브잇이 운영하는 공동구매 플랫폼이다. 여러 명의 이용자가 모이면 상품을 기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를 통해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공동구매 플랫폼은 이미 여럿 존재하지만 올웨이즈의 인기 요인은 앱 안에 있는 모바일 게임 ‘올팜’이다.
올팜은 양파·사과·고구마·토마토·레몬 등 작물을 골라 재배하는 게임이다. 출석 체크, 친구 초대, 미니 게임, 상품 구경, 물 주기 배틀 등으로 성장에 필요한 물과 비료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작물을 수확하기까지 1달에서 1달 반이 걸린다. 이용자들이 직접 작물을 받아본 후기를 공유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올웨이즈 입장에서 공짜로 작물을 나눠준다고 손해인 것 만은 아니다.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면서 앱에 체류하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고, 이는 상품 구매와 커뮤니티 활성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1년 전 27분(작년 3월)에 불과했던 1인당 평균 앱 사용시간은 올해 3월 404분으로 15배 가량 급증했다. 올웨이즈의 1인당 평균 앱 사용시간은 매월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인기에도 일부 이용자들은 올팜을 활용한 마케팅이 “지나친 상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올웨이즈가 올팜을 하는 이용자들에게 신규 고객을 초대하거나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작물을 빨리 키우는 방법으로는 ▷올웨이즈 상품 구매 ▷올팜 유저와 친구 맺기 ▷신규 친구 초대가 있다. 한 이용자는 “친구를 초대해야만 빠른 수확이 가능한 일종의 ‘온라인 다단계’ 같아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