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유료주차장에 세워둔 고가의 외제 차에 흠집을 낸 어린 아이를 용서해줬는데 아이의 부모가 오히려 ‘왜 우리 아이를 혼냈냐’며 항의를 해, 결국 수리비를 청구하기로 했다는 차주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를 긁었다는데, 참 이상한 세상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차주인 A씨는 “잘 타지 않는 아우디 차를 유료주차장에 월 결재를 해놓고 보관하고 있었는데, 초등학생 4~5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이 나무각목으로 만든 눈삽으로 차를 긁었다는 관리직원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많이 긁혔냐고 물어보니, 페인트가 까지진 않고 하얀 기스들이 생겼다고 해 ‘그냥 좀 혼내고 보내세요’ 하고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1~2시간쯤 뒤 관리직원에게 전화가 와서, 잠시만 오셔서 도와주시면 안되겠냐고 하더라. 왜 그러냐고 물으니 옆에서 여성의 고함소리가 계속 났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관리직원이 차를 긁은 아이를 혼내고 보내자 아이가 집에 가서 부모에게 말을 했고, 그 엄마가 격분해 항의를 하러 찾아온 것이었다.
현장에 직접 간 A씨가 “타인 재산에 피해를 입혔으니 잘못된 것을 가르쳐주는 게 어른 아니냐. 내가 금전적 보상을 받은 것도 아니고 잘잘못만 알려준 건데 그렇게 화날 일이냐”고 하자 아이 엄마는 “차 기스 난 거 수리해주면 될 거 아니냐. 왜 내 귀한 자식한테 네가 뭔데 혼을 내냐”라며 욕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결국 더 이상 대화가 안 통하겠다고 판단한 A씨는 “제가 차주인데 직원 할아버지께 좀 혼내달라고 부탁드린 거니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다고 하고 아이한테도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차는 내일 정비소에 입고시키고 수리비를 청구하도록 하겠다고 한 뒤 돌아왔다”며 “큰 기스는 아닌데 참 씁쓸하다. 너무 야박한 세상이 아닌가 싶다”고 한탄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은혜를 원수로 갚나”,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 엄마가 화를 낼 수 있나”, “저런 부모 밑에서 아이가 어떻게 자라겠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