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장관 자택 근처 시위 계속돼
인근 주민 불편 사과
“죄송…하루빨리 해결하겠다”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제가 이사 온 이후 저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 점 너무 죄송합니다. 주민들의 불편을 하루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웃 주민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 눈길을 끈다. 서울시 동작구의 유원강변아파트, 래미안트윈파크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 단지들에 원 장관의 자필 편지가 붙었다.
원 장관은 편지에서 “많은 불편에도 불구하고 주민 여러분께서 이웃으로서 인내해주신 것 잘 알고 있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한분 한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우선은 편지로 인사드리는 점, 널리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원 장관이 이 같은 사과를 한 이유는 지난 2월부터 원 장관 자택 주변에서 이어지는 시위로 인근 주민이 소음 등 불편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유원강변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심모 씨는 “확성기, 마이크를 들고 집회를 진행하니 주말마다 집에 있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역 쪽방촌 소유주 등으로 구성된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는 공공개발 철회를 요구하면서 평일·주말을 막론하고 시위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2021년 2월 국토부는 동자동 쪽방촌 일대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하고 소유주 가구 200호, 민간분양주택 960호, 공공임대주택 1250호 등 총 2410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쪽방촌 소유주들은 이 같은 방식이 사유재산을 침해한다며 공공개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 측에서 보상 수준 상향을 제안했지만 대책위는 ‘철회’ 입장을 굽히지 않는 모양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책위 의견도 충분히 검토하고 있고, 법 개정과 제도 개선 역시 논의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고려해 주민이 더는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함께 대화로 풀어갔으면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