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군 부대 생활관에서 동료 장병들이 자신의 험담을 한다는 피해망상에 시달리다 군용 대검을 휘두른 2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은 특수상해 및 특수상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정신질환 치료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경기 파주 한 부대 생활관에서 동료 장병들이 시끄럽게 자신의 험담을 하고 있다는 망상으로 군용 대검을 꺼내 동료 자병 B(20)씨의 턱과 귀 부위를 찔렀다.
이로 인해 B씨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고 두 차례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턱 부위에 회복이 어려운 운동장애가 생겼다. 사고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당시 옆에서 저지하던 C(22)씨에게도 대검을 휘둘러 상해를 가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범행 이후에는 다른 생활관으로 이동하려다 출입문 앞에 서 있던 D(20)씨를 밀어 넘어뜨리고 역시 대검으로 상해를 가하려 시도했으나 다른 군인들에게 저지 당했다.
사건 다음 날 A씨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어 정신적 안정과 처치를 위한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주치의로부터 “의병전역 기준에 부합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재판부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일부 피해자(C·D씨) 측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