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탈원전 한전 재무위기에 영향”
[헤럴드경제=신동윤·유혜림 기자]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19일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한전의 재무 위기와 맞물린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선거가 있기 때문에 민심을 고려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정부, 정치권에 계속해서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전기요금 인상 노력에 힘입어 요지부동 중인 한전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 사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전 등 대상 국정감사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이 한전 재무 위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게 객관적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과 2021년에 조금 전기요금을 올렸다면 지금 (한전의 재무 상황이) 이렇게 안 됐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전기요금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래도 천문학적인 부채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국민 눈높이와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의 부담 등을 생각하면 한전이 해야 할 최대한의 자구 노력은 해야 한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의 95%를 수입하는 나라에서 원가보다 싸게 전기를 공급하는 이 시스템은 절대 안 된다. 또 전기요금에만 의존하는 한전이 되어선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의 전기요금 인상 노력이 결실을 거둬 한전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전은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2조7000억원으로 9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영업손실(1조6000억원)을 낼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를 무려 70.9% 상회하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19일 종가 기준 1만6910원을 기록 중이다. 최근 1개월 간 주가는 6.21% 하락했다.
증권가의 전망 역시 밝지 않다. 하나증권은 한국전력 목표주가를 기존 2만원에서 1만9000원으로 5% 내렸다.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름철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산업용 중심의 전력수요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전기요금 상승폭 대비 다소 낮은 수준의 외형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며 “영업이익은 1조원 수준을 기록하며 오랜만에 흑자를 기록하겠지만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요동치는 원자재 가격을 내년도 실적 개선 기대감 변수로 꼽았다.
특히 한전의 재무 악화도 더 심해질 것으로 봤다. 유 연구원은 “자본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당장 올해의 사채발행한도 소진 이슈는 무난하게 넘어가더라도 내년에 자본확충 수단으로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기 요금 인상 없이 원가 하락을 통한 영업실적 개선이 가시화된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선거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불확실한 규제 개선에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재무구조 악화를 해소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 전기요금 정상화라는 점에서 빠른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