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현대차 주가 흐름에 호재가 될 만한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삼성SDI와 ‘배터리 동맹’을 맺으며 원가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지역 첫 생산거점을 마련했고, 오랜 숙원 사업이던 인증 중고차 판매까지 개시하면서다. 하지만, 24일 증시에서 현대차 주가는 약세를 보이며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0%(2600원) 하락한 18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는 전날 종가(18만5400원) 대비 상승한 18만6900원에 장을 시작했지만, 곧바로 하락 반전해 오전 중 18만14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완만한 기울기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이날 종가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날 주가 하락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가 주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만 239억원어치 현대차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기관 투자자는 각각 223억원, 17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이날 주가는 하락했지만 증권가에선 향후 현대차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양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가 삼성SDI와 맺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조달계획이 원가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져 낮은 밸류에이션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가 이번 공급 계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대부분 의존해 오던 배터리 공급구도에 큰 변화를 줬다”며 “잠재적으로 배터리 조달과 관련한 협상력이 높아져 원가 경쟁력이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전날 삼성SDI와 2026년부터 차세대 유럽 전기차에 들어갈 NCM(니켈·코발트·망간)양극재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현재 헝가리에서 현지생산을 통해 폭스바겐그룹과 BMW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현대차 물량은 3공장 증설을 통해 공급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사우디 현지에 연간 5만대 규모의 반조립제품(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획을 체결했다는 소식 역시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는 이 합작공장에 고도의 자동화 공정과 지역 맞춤형 설비를 적용할 예정이다. 생산 제품 라인업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중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이날 경남 양산시 하북면과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인증 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 2곳에서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Hyundai Certified·GENESIS CERTIFIED)’ 판매를 개시했다. 이에 따라 고객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현대·제네시스 인증 중고차’와 전용 웹사이트에서 구매한 현대차 인증 중고차는 이날부터 센터 2곳에서 출고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중고차매매업 사업자 등록 후 매집에서부터 상품화, 물류, 판매에 이르는 사업 전 과정에 걸쳐 자체 인프라를 마련했고, 신차의 제조공장에 해당하는 인증 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를 경남 양산과 경기도 용인 2곳에 설립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현대차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8만1522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