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SH, 서울시 주택 공급실적 30% 불과”
“3기 신도시 참여 건의를 할 수 있는 단계 아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3기 신도시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공사와 3기 신도시 개발사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국토부는 SH의 사업 참여 요청에 관해 “서울시 내에서 진행하는 공사의 주택 공급 책무가 먼저”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12일 진현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및 건설 카르텔 혁신방안 브리핑에서 ‘3기 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SH에서 역할을 요청하는 것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SH는 원래 서울시 내 주택과 택지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공기업”이라며 “SH가 경기도 내 3기 신도시에 참여하려면 우선적으로 SH가 공사의 주택 책무를 먼저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SH에선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싶고 일감을 넓히기 위해 (3기 신도시 참여 요청을) 하는 건데 지방공기업법이라든지 법적 부분에 대해 유권해석을 의뢰해놓은 상태”라며 “법적으로 SH가 참여 가능한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SH의 요청에 따라 법 개정 없이 현행법상 공사의 3기 신도시 사업 참여가 가능한지 법률적 검토는 진행하고 있지만 SH 참여 자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최근 SH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신규 공공주택지구 중 서울시와 가장 인접한 구리토평2지구를 비롯해 기존 3기 신도시 중 광명시흥·과천과천·남양주왕숙2·하남교산 등 개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SH는 3기 신도시 용지를 확보해 장기전세주택, 장기 공공임대주택,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등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진 실장은 이 같은 SH 입장과 관련해 “SH가 올해 5000가구 이상 공급해야 하는데 2주 전에 점검을 해보니 올해 말까지 5000가구 중 30% 수준인 1500가구 정도만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며 “서울시에 부족한 주택공급부터 먼저 해야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3기 신도시 관련) 서울시의회의 승인도 안 받았고, 시장한테 보고도 안 했다”며 “기본적으로 내부 프로세스와 책무를 먼저 다하고 경기도에 사업 참여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SH가 사장 철학 때문에 매입임대를 안 하고 있다. 정부 정책과도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부분부터 충실히 해야 한다”며 “지금은 (3기 신도시) 건의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