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홍 대표 임직원에게 유감의 뜻 전해
건설업계, 원가율 상승에 수익성 악화
자잿값 인상에 올해도 원가 상승 불가피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자재비 등 건설업계의 원가 부담이 늘고 있다. 매출 급증에도 불구, 매출원가율(총 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치솟으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도 목격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건설사들의 수익성 보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과급은 지급하지 않는다고 최근 공지했다. GS건설은 일정 금액 이상 성과 재원이 도출되면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지만, 지난해에는 10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허윤홍 대표는 최근 직원들에게 사내 메일을 통해 “안타깝게도 2023년 어려운 시장 상황과 예상치 못한 문제 발생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손익 측면에서 목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해 경영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지 못했다”라며 “경영 상황 개선과 지속성장의 기초를 공고히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허 대표는 그러면서 “이러한 결정이 임직원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릴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라며 “노력과 헌신에 충분한 보상을 드리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인천 검단 건설 현장의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고, 안전점검 활동 등으로 추가 비용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작년 매출원가율은 98.1%로 전년(89.5%) 대비 8.5%포인트 치솟았다. 원가율이 100%를 넘기면 영업이익이 날 수 없다.
비단 예상치 못한 사고를 겪은 GS건설뿐만 아니라, 자재·인건비 상승세에 전체 건설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의 매출 원가율은 평균 92.9%로 전년(90%) 대비 2.9%p 올랐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철근, 시멘트, 레미콘 등 가격 강세가 이어지며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레미콘 등 주요 건설자재 공급가 인상은 공사비 상승에 이어 결국 분양가를 올리는 요인이 된다. 앞서 지난 2월 수도권 지역 레미콘 가격은 레미콘 업체들과 건설사 간 합의를 거쳐 5.6% 인상됐다. 시멘트와 골재 가격은 지난해 대비 각각 약 12%, 8% 상승한 바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의 공사비원가관리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의 전체 건설공사비지수는 154.81(잠정)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월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올해 1분기 건설사들의 실적도 매출원가율 수준이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공평가순위 30위권 일부 건설사는 매출원가율이 100%를 웃돌고 있다”며 “저가수주, 공기지연 등도 겹치면 원가는 더 오른다. 가뜩이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미분양이 더 늘면, 원가율 상승은 물론 유동성 문제가 본격화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